"햄버거 먹고 밤새 배가 뒤틀렸다"…검사해도 멀쩡했던 여성의 반전 진단
진드기 유발하는 '알파갈 증후군' 확산
일반 알레르기와 달리 원인 찾기 어려워
최근 미국의 한 여성이 햄버거를 먹고 잠에서 깰 정도의 극심한 복통에 시달리다 진드기 물림으로 유발되는 희귀 알레르기 질환인 '알파갈 증후군'(Alpha-gal syndrome)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피플지와 CBS 방송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엔절라 런디는 지난 6월 소시지를 먹은 뒤 처음 몸의 이상을 느꼈다. 일주일 뒤 남편과 햄버거를 나눠 먹고 난 뒤에는 극심한 복통이 3시간이나 이어졌다. 처음에 엔절라는 담석 등 소화기 질환을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원인을 찾지 못해 고통받던 그에게 한 지인이 "진드기 물림으로 육류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제야 엔절라는 6월 초 진드기에 물려 심하게 가려웠던 일이 있었던 것을 떠올렸다. 혈액 검사 결과 '알파갈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알파갈 증후군은 특정 진드기에 물린 뒤 소·돼지·양 등 포유류의 고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원인은 '갈락토스-알파-1, 3-갈락토스'(알파갈)라는 당 분자다. 알파갈은 대부분 포유류에 존재하나 사람의 몸에서는 자연적으로 생기진 않는다.
문제는 일부 진드기의 침에 이 알파갈이 존재하는데, 진드기에 물려 알파갈이 인체로 유입될 경우 우리의 면역체계는 이를 위험 물질로 인식하게 된다. 이후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섭취하면 면역체계가 반응한다. 두드러기, 구토, 복통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알파갈 증후군이 치명적인 이유는 일반적인 음식 알레르기와 달리 증상이 뒤늦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보통 알레르기는 원인 식품 섭취 직후 반응이 오지만, 알파갈 증후군은 육류 섭취 뒤 약 2~6시간이 지나야 증상이 나타난다. 저녁 식사로 고기를 먹고 멀쩡히 잠자리에 들었다가 한밤중에 극심한 고통으로 깨어날 수 있다. 또 시차가 존재하다 보니 환자 스스로 고기가 원인임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증상도 가벼운 소화불량부터 심한 복통, 설사, 전신 두드러기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전신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 호흡곤란이 오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또 육류를 먹을 때마다 매번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어서 알아채기 더욱 어렵다.
이 질환은 고기뿐만 아니라 포유류가 원천인 우유, 유제품, 젤라틴이 포함된 식품이나 의약품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파갈 증후군의 영향을 받는 미국인이 최대 4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선 예방 백신이나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원인 식품을 철저히 피하고 추가적인 진드기 물림을 예방하는 것이 유일한 대처법이다. CDC에 따르면, 이 증후군은 주로 '론스타 진드기(Lone Star tick)'에 물렸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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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후 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고, 육류를 먹은 지 수 시간 뒤 원인 모를 복통이나 두드러기가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내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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