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에게 실례 vs 악의적 의도 아냐 갑론을박
하프마라톤 대회서 20대 참가자 숨지는 사고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한 20대 참가자가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러너들이 고인을 기린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리기 기록을 인증하는 이른바 '애도런'을 이어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러너 A씨는 16일 자신의 SNS에 "오늘 새벽 유지원 님을 추모하며 내 위치에서 뛰었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운동 기록 캡처 사진을 올렸다. A씨는 "러너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유지원님,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던 고(故) 유지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던 고(故) 유지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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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이 퍼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추모 방식의 진정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고인의 죽음을 기린다는 명목으로 본인의 운동 기록과 달린 거리를 전시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진심으로 애도한다면 혼자 조용히 추모하면 될 일인데, 굳이 SNS에 기록까지 올리며 '애도런'을 인증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유족 동의 없이 고인의 이름과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홍보하는 것 같아 기괴하다", "유족에게는 또 다른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고인의 부모가 제발 그만해달라고 울며 부탁하는 것 못 봤나?"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운동 커뮤니티 특유의 문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외 크로스핏이나 러닝 크루 등에서는 동료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고인의 생일이나 기일을 숫자로 환산해 운동 세션을 진행하는 추모 방식이 존재한다.

러너 A씨가 고(故) 유지원씨를 추모한다며 공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내용 가운데 일부. A씨 SNS 캡처

러너 A씨가 고(故) 유지원씨를 추모한다며 공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내용 가운데 일부. A씨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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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에서는 러닝 도중 살해된 엘리자 플레처를 기리기 위해 미국 전역의 러닝 커뮤니티가 그의 달리기를 이어 완주하는 추모 활동을 벌였다. 영국 맨체스터의 와이선쇼 커뮤니티 러닝도 2023년 세상을 떠난 동료 마이크 던을 기리며 추모 달리기를 열었고, 이후 기념 10㎞ 대회도 개최했다. 한 누리꾼은 "러너들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나누려는 시도일 뿐, 악의적인 의도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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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던 유지원씨가 결승선을 약 500m 남겨둔 지점에서 쓰러진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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