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직접생산 약가 가산 '0건'
백선희 의원 "악용은 자진신고로 막아야"
심평원장 "시행착오…보완하겠다"

국산 원료로 만든 의약품에 약값을 더 쳐주는 '원료 직접생산 의약품 약가 가산' 제도가 개편 이후 한 건도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악용을 막기 위해 인정 범위를 완제품 허가권자의 자사 제조소로 좁히면서 그룹·계열사 구조로 원료를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대상에서 빠졌다. 원료 자급화라는 제도 취지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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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 시행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은 원료 직접생산 의약품을 '품목허가권자 자신의 제조소에서 화학적 변형 단계를 포함해 원료를 합성한 의약품'으로 정의했다. 지배·종속 관계 회사나 그룹 내 계열사가 원료를 만드는 경우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 현재 원료 직접생산을 이유로 가산을 받는 회사·품목은 0건이다.


이 제도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중국·인도가 원료 수출을 제한해 국내 의약품 공급이 불안해진 경험에서 출발했다. 해외 원료 의존도를 낮춰 비상시 공급망을 지키자는 취지다. 인정 범위가 좁아진 것은 과거 악용 사례 때문이다.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던 시기에 지배구조가 바뀌었는데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사례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약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약 121억5000만원을 공단에 지급하라는 판결이 올해 6월 확정되기도 했다.

백 의원은 "기업이 악용할 것 같다는 이유로 기준을 지나치게 강화하다 보니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이 하나도 없게 됐다"며 "감염병 대유행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데 원료 자급화와 공급망 안정이 여기서 멈춰 있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악용은 규제가 아닌 모니터링으로 막아야 한다며 실태조사를 거쳐 인정 범위를 재검토하고, 기업 자진신고를 2년 주기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등재 의약품 약가 인하가 시작되는 2027년 4월 전까지 민관협의체에서 현장 실정을 반영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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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권 심평원장은 "제도를 처음 시행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민관협의체와 관계기관과 계속 소통하며 점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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