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소유 납품업체가 약 공급 맡고 이익은 배당으로 대학에
경희대·한양대·부산백병원, 약값 대부분 최고가로 청구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 "문제 있지만 법적 근거 없어 조사 못해"

일부 대학병원이 대학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접납품회사(간납사)를 통해 의약품을 들여오면서 건강보험에는 거의 전량을 상한금액으로 청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간납사가 제약사에서 싸게 사들인 약을 병원에 상한가로 넘기고, 여기서 남은 이익이 배당 형태로 대학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약값 차익이 건강보험이 아닌 병원 측에 쌓이는 구조라는 점에서 재정 누수 우려가 나온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대학병원의 약제비 청구 실태와 간납사 운영 구조를 질의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경희대병원의 지난해 약제비 청구액은 61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상한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청구한 금액은 약 1억원으로 청구액의 약 99%가 상한가였다. 남 의원은 한양대병원과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도 비슷한 청구 형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동주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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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의원은 이들 병원의 공통점으로 대학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간납사가 의약품 공급에 관여한다는 점을 들었다. 경희대병원은 간납사 팜로드가 의약품 공급의 약 87%를 맡고 있으며 이 업체가 대학 측에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 의원은 대형병원이 간납사를 세워 일종의 통행세를 걷고 배당까지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은 병원이 실제로 구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약값을 지급하고 그 상한선을 정해두고 있다. 병원이 간납사에서 상한가로 약을 사면 건강보험 청구액도 상한가가 된다. 간납사가 제약사로부터 그보다 싸게 샀다면 그 차액은 간납사 이익으로 남는다. 남 의원은 연간 건강보험 약제비가 28조원에 이르는 만큼 공단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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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이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공단이 의약품 유통·청구 구조를 직접 조사할 법적 근거가 현재 없다고 답했다. 남 의원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공단이 권한을 확보하면 적극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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