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해수위 국감서 농협 개혁 방안 집중 질의
"자율성·독립성 걱정"…사퇴 후 수사 요구에는 "동의 못해"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마친 후 선언문을 서삼석 위원장에게 전달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6.10.16 윤동주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마친 후 선언문을 서삼석 위원장에게 전달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6.10.16 윤동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고 외부 독립감사기구를 설치하는 등 농협 개혁 방향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직선제 도입에는 찬성했지만 외부 감사기구 신설에는 농협의 자율성과 비용 문제를 들어 우려를 나타냈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 회장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의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에 동의했느냐는 질의에 "동의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중앙회 회원은 1100여개 지역조합인데 회원들에게 동의를 받았느냐. 중앙회장이 혼자 어떻게 동의하느냐"고 따져 묻자 강 회장은 "혼자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조합장 60여명과 이사 18명 등이 참여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직선제 도입에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조합원이 중앙회장 선거에 참여할 경우 선거가 정치화하거나 관권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영선거에 준하는 선거비용 보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외부 독립감사기구 설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 회장은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관한 부분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감사인력과 전산시스템 등을 별도로 갖출 경우 1000억~1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부 추산도 제시했다.

농협 감독체계 개편 필요성을 놓고서는 여야 모두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다만 새로운 외부 감사기구를 만드는 것이 해법인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6년간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법에 규정된 의결 취소와 임원 직무정지, 업무정지 등 강도 높은 감독권을 사실상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존 감독권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 감사기구부터 만드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취지다.


농협 개혁 방향을 둘러싼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 간 온도차도 드러났다. 강승규 의원이 민주당과 농식품부, 농협중앙회가 개혁 방향에 합의했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합의에 따른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앞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주요 개혁 쟁점에 '대승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


강 회장 개인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도마에 올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그 부분은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농협중앙회 비서실의 2억4000만원 상당 기념품 구매 의혹 등을 거론하며 강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비서실 직원 1명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강 회장은 기념품 구매에 대한 지시나 공모·방조 의혹을 부인하면서 "저로 인한 사법리스크가 1년 넘게 진행되면서 농협 개혁의 물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법률적 책임이 확인될 경우 책임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사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윤준병 의원은 지준섭 전 농협중앙회 전무의 삼정KPMG 취업 과정 등을 추궁하며 관련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는 취업 과정과 관련해 "회장님이 좀 해주셔서"라는 취지의 언급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인사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

AD

농협 개혁의 배경이 된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실 문제도 거론됐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 농·축협 공동대출 연체율은 17.5%까지 상승했다. 배당을 하지 못한 조합은 최근 5년 사이 8곳에서 107곳으로, 적자 조합은 3곳에서 76곳으로 늘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