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성장 둔화에 기업가치 하향론
AI 인프라주·데이터센터 채권 약세
기업용 AI·모델 성능 개선으로 경쟁 총력

인공지능(AI) 업계를 대표하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성장세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앤스로픽은 매출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고, 오픈AI는 매출 산정 기준을 둘러싼 혼선에 휩싸였다. AI 기업들의 수익 창출 능력에 의문이 생기면서 막대한 인프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AI세계속으로]매출 늘어도 불안한 AI…상장 앞둔 두 거인, 수익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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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 기업가치를 기존에 거론된 약 2조달러(약 2686조원)에서 1조5000억달러(2014조5000억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공개된 실적에서 성장 속도가 둔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앤스로픽은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올해 3분기 매출이 168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전 분기 대비 약 45% 늘었지만,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40% 이상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낮아졌다.

오픈AI는 매출 규모를 둘러싸고 혼선이 있었다. 9월 말 기준 오픈AI의 연 환산 매출은 약 500억달러(약 67조원)로, 지난해 말보다 약 134% 증가했다. 앞서 알려진 약 700억달러(약 94조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제 성장 규모를 판단하는 데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기업의 성장이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는 금융시장에도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제 AI 지출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서버업체들의 매출 호조도 AI 수요 확대보다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1.84%, 델테크놀로지스는 6.8%,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7.1%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AI 인프라 투자 회수에 대한 우려로 장기 데이터센터 채권에도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 메타의 AI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의 건설 자금 조달용 채권은 7월 초까지 액면가를 웃돌았지만 지난 15일 91%대로 떨어졌다.


AI 기업들 성장 돌파구 모색…"수요 위축 단정하기엔 이르다"

AI 기업들은 기업용 시장 확대와 모델 성능 개선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오픈AI는 기업의 업무용 앱과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일정 관리와 자료 분석 등 복잡한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트 '닷츠'를 앞세워 기업용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앤스로픽 역시 기업용 AI 수요 증가와 자체 AI 모델인 클로드를 AI 학습과 오류 수정에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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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AI 수요가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의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로 몰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현재 투자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30년까지 3조5000억달러(약 4700조원) 이상의 AI 인프라 투자가 손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서비스에서 벌어들일 매출이 계획된 인프라 투자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기에 여전히 부족할 것이란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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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앤스로픽의 성장 둔화를 AI 시장 전체의 위축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D.A 데이비드슨의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와 터너 디싱거는 "이번 실적 발표는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과 달리 다소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앤스로픽의 성장 둔화가 오픈AI의 추격과 오픈웨이트 모델 활용 확대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업무 난이도와 비용에 따라 여러 모델을 선택하면서 지출이 분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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