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원유 급등
내년 상반기 가공식품 물가 5% 돌파 전망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내년 가공식품 물가가 급등할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을 소비자 가격으로 넘길 수 있는 '가격 전가력'을 갖춘 라면·제과 업체와 편의점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 업체들의 비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며 "소맥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중에 월별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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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값·유가 급등에 원가 부담 누적

박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제 곡물 가격과 유가 상승으로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의 원재료, 포장재, 물류 관련 비용 부담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연초 대비 옥수수는 9%, 소맥은 33%, 대두는 24%, 원당은 39% 각각 올랐다. 여기에 엘니뇨 심화에 따른 남반구 작황 불안이 가중되면서 곡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가공식품 CPI 상승률도 지난 7월 1%에서 8월 1.5%, 9월 2.1%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유가 상승으로 포장재와 물류비 중심의 비용 부담이 나타나 하반기 가격 인상이 재개되고 있고, 현재 소맥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초 밀가루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연시 남반구 작황이 기상 불안으로 부진하면 곡물 가격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져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의 내년도 제품 가격 인상 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격 전가력 높은 라면·과자 유리…가공식품 물가 오르면 편의점도 반사이익

핵심 변수는 기업별 가격 전가력이다. 박 연구원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일부 국가들의 부진한 소비 심리를 감안한다면 품목별 가격 전가력이 중요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대신 선택할 만한 식품이 적은 라면, 과자, 빙과 업체들의 가격 전가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라면·과자값 또 오른다…뒤에서 웃는 이 기업들[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이어 "가격 인상이 진행된다면 농심처럼 영업이익률이 낮은 업체들의 실적 개선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할 수 있다"며 원가율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했다.


해외 궐련 담배 역시 담배소비세 인상과 연동해 점진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만큼 가격 전가력이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음료, 주류(외식 채널), 냉동식품 등은 소비자 저항이 나타날 수 있어 가격 인상이 실제로 얼마나 가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가 누적되면 유통 채널 중에서는 편의점의 수혜가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편의점 업체들의 식품 매출 비중은 55~60% 수준이며, 주요 판매 품목들은 대체로 높은 가격 전가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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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가공식품 CPI 상승률이 5%를 넘어간다면 편의점 업체들의 기존 점포의 매출 증가가 의미 있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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