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 개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전환 위한 미래 비전 제시
엔비디아와 가상 시운전 기술 개발
설비·로봇 검증 효율 높여…제조 기술 내재화 추진
2032년 현대자동차·기아의 미래 공장. 생산라인에 새로운 차종을 투입하기 전, 엔지니어들은 실제 설비를 뜯어고치는 대신 가상공간에서 먼저 생산 과정을 검증한다. 디지털 공장에 구현된 로봇과 설비가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고, 충돌이나 공정 오류가 발견되면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동작과 작업 순서를 수정한다.
차량이 생산라인에 들어서면 로봇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카메라와 센서가 차체 곳곳을 살핀다. 인공지능(AI)은 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 가능성과 원인을 찾아내고, 물류 로봇들은 서로의 이동 경로와 도착 시간을 고려해 부품을 운반한다.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가 데이터를 일일이 취합하기 전에 AI가 관련 정보를 분석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작업자는 반복적인 조작보다 공정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2032년부터 미래 신공장을 중심으로 자율운영 기술의 본격적인 적용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트윈과 제조 AI, 로봇 자동화, 자체 개발 비전 검사 시스템 등 생산 현장의 변화를 뒷받침할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19일부터 21일까지 경기 의왕시 현대차·기아 의왕연구소에서 제조 기술 전시 행사인 '이포레스트 테크데이(E-FOREST TECH DAY) 2026'을 개최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제조 현장에 적용하거나 개발 중인 200여개 기술을 공개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Software Defined Factory)으로의 전환 방향을 소개한다.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 중인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시운전이다. 실제 공장을 구축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생산설비와 로봇, 제어 시스템의 움직임을 구현하고 검증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설비를 설치한 뒤 실제 현장에서 시운전을 거쳐 오류를 수정해야 했지만, 가상 시운전을 활용하면 설비 간 충돌이나 공정 오류를 사전에 찾아 시운전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울산 전기차 공장의 신차 생산 준비 과정에 해당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제조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에이전트 '폴라리스(Polaris)'도 선보인다. 생산·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 원인과 개선 방향을 찾고, 결과를 시각화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생성한다. 분석 결과를 이메일이나 협업 도구로 공유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장 담당자가 데이터를 직접 취합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줄여 문제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시현 현장에서 작업자가 음성으로 "생산 종합현황 알려줘"라고 명령하자, 폴라리스가 "말씀해주신 내용으로 필요한 정보 찾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뒤 불과 1~2초만에 관련 내용을 화면에 정리해서 작업자에게 전달했다.
품질검사 분야에서는 자체 개발한 비전 기술을 확대한다. 현대차·기아는 국내외 공장에서 사용하는 비전 시스템의 95% 이상을 외부 솔루션에 의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이미지 데이터 생성과 자동 라벨링, 검사 알고리즘, 스마트 비전 센서 등을 내재화해 기술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터널형 외관 검사 시스템은 차량 한 대에서 고해상도 이미지 약 5000장을 촬영해 차체 외관의 흠집과 결함 위치, 크기 등을 파악한다. 육안 검사에 더해 데이터 기반 검사를 적용해 품질 판정의 일관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은 화성 전기차 공장에 적용한 뒤 울산과 아산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의 작업 경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차체 용접 공정에서는 1700개 이상의 용접 지점에 맞춰 로봇 경로를 설정해야 한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경로를 일일이 입력했지만, AI가 경로를 생성하고 센서로 실제 작업 환경과 시뮬레이션 간 오차를 보정하도록 했다. 현대차·기아는 양산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부품 조립 자동화도 확대한다. 기아 광주1공장에는 2027년 12월 도어 가니시 자동 장착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문에 장식 부품을 고정하는 19개 클립의 위치를 맞춰 단계적으로 장착하고, 센서로 조립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웨더스트립 설치에도 3차원 비전과 유연한 그리퍼, 압력 센서를 활용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공장 내 물류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제어 시스템 'HCS 2.0'도 주요 기술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하고, 이동 경로와 도착 예정 시간을 바탕으로 교착 상황을 예측해 물류 흐름을 최적화한다. 현대차·기아는 2026년 11월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 6월 화성 공장에서 양산 검증을 시작한 뒤 울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제조 기술의 시험대로 활용하고, 검증된 기술을 신규 공장과 기존 생산시설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는 신제조기술 발표 대회 및 협력사 세미나도 진행된다. ▲피지컬 AI ▲데이터 기반 제조 혁신 ▲제조 AI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를 진행해 산업 전체의 기술 수준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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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혁신 제조기술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업계와 협력사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생산 공장에 신기술 활용 분야를 더욱 확대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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