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민청원 올라…하룻밤새 4300여명 동의

상장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지배주주 지분을 '선행매수'하도록 허용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을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해 국민청원까지 냈다.


1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전날 올라온 '1400만 개미투자자를 기만하는 무늬만 주주 보호법인 '의무공개매수제도',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 및 수정입법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45분 기준 4327명이 동의했다. 청원 동의 기한은 다음 달 14일까지로,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은 5만명이다. 청원인은 '남산주성'으로 알려진 김태석 가치투자연구소 대표다.

김 대표는 현행 의무공개매수 도입안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1주를 다른 가치로 취급하며,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것은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대주주 먼저" 의무공개매수에 개미도 반발…재검토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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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을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인수자는 전체 발행주식 50%에 1주를 더한 물량을 확보할 때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인수자가 기존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거래로 먼저 사들일 수 있도록 한 대목이다. 현행안의 경우 지배주주가 40%를 보유한 회사에서 인수자가 해당 지분을 먼저 사들이면, 이후 일반주주에게서는 과반 확보에 필요한 10%+1주만 공개매수하면 된다. 나머지 일반주주 60%가 모두 응모하더라도 각자 보유 주식의 약 6분의 1만 팔 수 있다.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을 보유한 회사라면 일반주주는 매각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된 가격으로 지분을 팔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그 가격을 온전히 적용받기 어렵다.


김 대표는 "대주주의 1주는 금값, 소액주주의 1주는 똥값 취급을 받는 시장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한국 증시가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누더기가 되어가는 현행 개정안들을 재검토하고 '의무공개매수제도'와 '주가누르기방지법'을 실효성 있는 강력한 주주보호법안으로 바로 잡아 주시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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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같은 비판이 나왔다. 라이프자산운용, 머스트자산운용, VIP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페트라자산운용, 오아시스매니지먼트, 마이알파매니지먼트 등 국내외 운용사 18곳은 지난달 말 공동성명을 내고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 국회 본회의 처리 보류를 요청했다.


이들은 M&A 시 지분 100% 의무 공개매수가 힘들다면, 최소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공개매수에 참여해 같은 비율로 주식을 파는 '비례적 공개매수' 원칙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지배주주가 40%를 보유한 회사 지분이 매물로 나올 경우, 모든 주주가 전량 응모한다면 인수자는 지배주주에게서 약 20%, 일반주주에게서 약 30%를 매수해 50%+1주 확보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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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반발에 당초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처리 예정이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정이 보류됐다. 개인투자자 반대 여론까지 더해진 만큼 향후 재논의 과정에서 지배주주 '선행매수' 허용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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