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은 예산잔액 75억원
신청 후 455일 기다린 사례도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이 예산 조기 소진과 지급 지연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지원금 지급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84일로 2023년보다 4배 가까이 늘었고, 일 년 넘게 기다린 사례도 있었다.


[2026국감]재난적의료비 예산 94% 소진…지원금 받는 데 84일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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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예산 1485억원 가운데 94%인 1410억원이 이미 9월까지 집행됐다. 남은 예산은 75억원에 불과하다. 건보공단은 4분기 복권기금과 건강보험 분담금 등을 통해 831억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편성할 예정이다.

본예산이 조기에 소진돼 연말마다 추가 예산을 편성하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예산은 2023년 77억원, 2024년 271억원, 2025년 600억원씩 추가 증액됐다. 지원 기준 완화와 대상 질환 확대에 따른 신청 증가를 정부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본예산을 과소 편성했다는 게 남 의원의 지적이다.


예산 부족에 더해 지원금 지급 지연까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의료비 지원을 신청한 뒤 실제 지원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평균 소요일수는 2023년 21.3일에서 2025년 35.4일로 늘었고, 올해는 8월 말 기준 83.7일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신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8.9% 급증한데다 예산 부족까지 겹쳐 신청 후 지원금 평균 80일 넘게 걸리고 있다. 신청 후 지원금을 받기까지 최장 455일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남 의원은 "재난적의료비 지원은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가구에 적시에 지급돼야 하는 긴급 사회안전망"이라며 "지급까지 3개월 가까이 걸린다면 환자와 가족은 고액의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질 수밖에 없어 제도의 취지가 크게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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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부와 건보공단은 매년 반복되는 임시방편식 예산 증액을 중단하고 정교한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본예산 규모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승인 후 즉시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집행 체계를 정비하고, 비급여 항목 지원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과 국고 간 분담 구조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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