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김성보 2부시장 및 주택실
과거 정비구역 해제 프로젝트 공개
85% 이상 주민 의사 무시
혹은 위법·부실 절차로 강행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 작업으로 'ABC대책'이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대책으로 해제된 정비구역 10곳 중 8곳 이상이 주민 의사를 무시하거나 위법·부실한 절차를 거쳐 강행됐다.

16일 서울시청에서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 직무대리가 주택공급 백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시청에서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 직무대리가 주택공급 백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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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16일 "그간 언론보도에 나오지 않던 사실이 있다. 당시 내부 프로젝트명 'ABC대책'이라는 게 있었다"며 "뉴타운 구역을 어떻게 관리할지 A·B·C로 나눴다"고 말했다.


김 부시장에 따르면 A구역은 해제해야 하는 곳, B구역은 해제나 존치를 결정하는 곳, C구역은 계속 추진하는 구역이다.

김 부시장은 "오세훈 시장이 이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고, 그 이후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시작했다"며 "최근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 산발적으로 나와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힐 필요성을 느껴 수치와 통계로 증명하는 백서 제작 작업을 지난해부터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시는 2012~2020년 사이 해제된 정비구역 389곳 중 85%가량이 주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거나 부실한 절차를 거쳐 해제됐다고 밝혔다.

2010년대 들어 보존 중심의 도시재생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정비구역 683곳 중 389곳이 해제됐다.


이 중 주민 의견조사 없이 조례 개정 등이 직권 해제된 곳은 66곳(17%)에 달했다.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은 사업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직2구역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유로 행정청이 일방적으로 해제했다. 대법원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을 사유로 한 직권 해제를 '위법'으로 판결했지만, 근거가 된 조례는 삭제됐다.


주민 요청 등 의견조사를 거쳤으나 절차가 부실했던 곳은 264곳(68%)으로 나타났다. 장위15구역은 부재자에게 정확한 주소나 연락처 확인 없이 우편물을 송달하지 않은 채 공시송달로 처리했고, 신길1구역은 투표 참여율이 12%에 불과했는데도 그대로 해제를 강행했다.


일몰제에 따라 해제한 곳은 59곳(15%)이었다. 주민들이 정비사업 추진을 희망해 일몰기한 연장을 요청했음에도 기계적으로 직권해제된 사례도 여럿이다.


이는 착공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였던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호로 줄었다.


서울시는 이번 백서 분석을 바탕으로 과거의 행정 오류를 바로잡고 정비구역 지정 및 해제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준수하며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오는 2031년 31만호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을 해소하고 착공·준공까지 밀착 관리할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박원순 시정에서 도시재생 사업 중 정비는 한번도 하지 않은 채 보전에만 치중했고, 2016~2020년 신규 구역 지정이 0건인 만큼 허들이 높았다"며 "주택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속성인데, 과거 10년의 단절이 미래인 지금 시민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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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제 서울시의 전략은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일정한 물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과 비아파트 공급도 꾸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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