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 힘들어요" 최악의 산불에 휴교령까지…"서울 15배 잿더미"
인니 수마트라·칼리만탄 산불에 독성연기 확산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주변국 피해
화전식 개간·엘니뇨 가뭄 겹쳐, 휴교령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확산하면서 독성 연기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까지 뒤덮고 있다. 수마트라와 칼리만탄 일대 하늘은 짙은 연기와 함께 주황빛으로 물들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까지 퍼지면서 대기질이 크게 악화했다. 말레이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해 수업을 중단하거나 휴교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산불은 농지와 플랜테이션을 조성하기 위한 불법 소각에 엘니뇨로 인한 고온·가뭄이 겹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산림감시기구 누산타라 아틀라스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관측된 산불 화점은 104만3377곳에 달한다. 산불로 소실된 산림과 화전 지대는 약 90만㏊로, 서울 면적의 약 15배 규모다.
화전식 개간에 가뭄까지…산불 대형화
인도네시아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농지 개간을 위한 불법 소각이 꼽힌다. 과거 일부 농민들이 토지를 개간하거나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식생을 태우는 방식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상업 농업과 결합하면서 산불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단체와 인도네시아 정부 조사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농장 조성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토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을 악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올해는 여기에 엘니뇨로 인한 고온과 가뭄이 겹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특히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에 널리 분포한 이탄지(죽은 식물이나 나무 등 유기물이 물에 잠긴 채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쌓여 형성된 습지)는 한번 불이 붙으면 지하에서 오랫동안 타면서 진화가 어렵고, 연기도 대량으로 발생한다.
인도네시아 현행법상 불법 소각을 통한 토지 개간은 금지돼 있지만, 단속과 처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불법 소각을 '환경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정부는 지난달 산불과 관련된 26개 기업의 영업 허가를 정지시키고, 혐의가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도 피해
산불 연기는 인도네시아 국경을 넘어 주변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린피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일부 기업들도 산불 발원지로 지목된 토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2014년 '역외 스모그 오염법'을 제정해 해외 기업이라도 자국에 대기오염 피해를 줄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측과의 사법 협조 문제 등으로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산불과 연기 문제는 주변국과의 외교 갈등으로도 번져왔다. 2015년 유숩 칼라 당시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11개월 동안 인도네시아 숲에서 나오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때는 고마워하지 않다가 한 달 동안 연기로 피해를 봤다고 화를 낸다"는 취지로 말해 싱가포르 등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피해가 큰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부실 책임을 묻는 법적 대응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연기 사태를 국가 재난으로 선포하고 피해 주민들의 의료비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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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트라섬 페칸바루에서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임라예디(63)씨는 BBC에 "연기를 마시면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지만, 생계를 위해 밖에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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