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규제 강화에 자금 맞춰 차선책
대출 비중 노원 38% 1위…강동구는 22%
송파구가 부동산 거래액 기준 강남구를 처음으로 제친 건 매수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송파구 진입도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들은 인접한 강동구 신축 단지로 향했고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 대신 중저가 매물이 밀집한 노원구를 택한 매수자도 늘었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겹치자 자금 사정에 맞춘 차선책으로 매수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18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2021년~2026년 8월 말 기준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을 보면 송파구(7조788억원), 강남구(6조878억원), 서초구(4조9188억원)에 이어 노원구(3조8926억원)와 강동구(3조7897억원)가 나란히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전역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었던 2021년과 2022년 강동구는 모두 12위였다. 노원구는 2021년 8위, 2022년에는 18위에 머물렀던 곳이다.
비강남권 두 자치구의 수직 상승은 이례적이다. 2023~2025년에는 서울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빠지면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범위가 달라져 단순 순위 비교에서는 제외했다.
송파구와 맞닿은 강동구는 송파보다 한 단계 낮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집중됐다. 올해 들어 8월까지 15억~20억원 아파트 거래는 강동구가 716가구로 송파구 582가구보다 많았다. 반면 25억원 이상은 강동구가 71가구였고 송파구는 983가구였다.
같은 전용 84㎡대에서도 가격 차이가 10억원 이상 난다. 지난 8월 잠실엘스 전용면적 84.97㎡는 34억1000만원, 고덕아르테온 같은 면적은 2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1~8월 강동구 아파트 거래는 241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52가구보다 28% 감소했다.
거래량 감소에도 거래액이 증가한 건 아파트값 상승 때문이다. 구축을 포함한 강동구 전체 전용 84㎡ 중위 거래가격은 15억원이지만 고덕동과 둔촌동 신축 대단지에서는 20억~30억원대 거래가 잇따랐다.
15억원 이상 매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914가구에서 올해 979가구로 늘었다. 20억원 이상은 111가구에서 263가구로 2.4배가 됐고 25억원 이상은 6가구에서 71가구로 늘었다.
전용 80㎡대에서도 30억원 이상 거래가 등장했다. 지난해 강동구 전용 80㎡ 이상 90㎡ 미만 아파트의 최고가 매매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24㎡ 26억원(6층)이었다. 올해 1~8월에는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80㎡대에서만 30억원 이상 거래가 8가구 나왔다. 지난 6월 전용 84.99㎡ 30층이 32억원에 거래됐고 8월에는 같은 면적이 31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제외한 강동구 80㎡대 20억원 이상 거래는 올 들어 8월까지 100가구로, 지난해 연간 거래량 132가구의 75.8%에 달했다.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0㎡대는 올해 35가구가 거래됐는데 모두 20억원을 넘었다. 이 면적 중위 거래가격도 지난해 연간 18억5000만원에서 올해 22억6500만원으로 4억원 넘게 올랐다.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에서도 2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연간에는 전용 80㎡대 거래 124가구 가운데 23가구(18.5%)가 20억원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32가구 가운데 20가구(62.5%)가 20억원을 넘었다.
강동구 매수자금 중 금융기관 대출 비중(21.8%)은 송파구(13.8%)를 크게 웃돈다. 시가 25억원을 넘어서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줄어들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겐 대출 활용 폭이 넓은 강동구가 현실적인 차선책이 된 셈이다.
대안으로 택할 신축 대단지가 넉넉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등 기존 대단지에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 입주가 더해져 거대한 신축 주거지를 형성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도 강남 접근성 격차를 좁혀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4위로 뛰어오른 노원구는 도심권 상급지 갈아타기를 포기한 실수요층 1순위 대체지로 꼽힌다. 올해 1~8월 노원구 주택 매수자금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은 1조4851억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전체 매수자금의 38.2%에 달한다.
상계·중계동을 중심으로 비교적 가격이 낮은 대단지가 많은 만큼 대출을 활용한 실수요 매수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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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에는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인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도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 문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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