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이 변했다.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준'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전작권 전환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전환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마친 데 이어 올해 안에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끝낼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완전운용능력 평가단장이 브런스 사령관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개최 예정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부 장관이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결정해 두 정상에게 건의한다는 구상도 불투명해진다. 한미는 2015년 11월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조건에 기초한 저작권 전환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전작권 환수로 자주 국방의 꿈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히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인 2028년까지 환수를 목표로 삼아 왔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2015년 합의한 조건대로라면 이미 충족됐는데 미국 측이 조건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방부 대변인이 사견임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의 논리대로라면 조건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전작권 환수는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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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고도화와 북·러 군사협력 등 한반도 안보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 간 신뢰가 단단하다면 변화 자체가 전작권 전환을 미룰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정부는 군 차원은 물론이고 국방부 장관, 나아가 정상 간 대화를 통해 전작권 전환 조건과 로드맵, 일정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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