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수온 상승·먹잇감 이동 배경 지목
韓 주변 바다 수온 상승폭, 세계 평균 2배
'제돌이' 경험 들며 무리한 개입 경계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부산 북항 수로에 머무는 흑상어 '부캉이'를 두고, 구경에 그치지 말고 상어가 왜 이곳까지 왔는지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14일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올린 영상에서 "왜 부캉이가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물으며, 수온 상승과 먹잇감의 이동을 상어가 나타난 배경으로 꼽았다. 수온이 바뀌어 물고기 떼가 옮겨 가면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도 뒤따라온다는 설명이다. 흑상어는 주로 18~26도의 바다를 선호하고, 수온 변화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온 상승 폭 세계 평균 2배…"관종 아닌 생존 행동"
실제로 한국 주변 바다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데워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6년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5년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60도 올라,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상승 폭(0.76도)의 2배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한국 바다의 평균 표층 수온은 17.1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를 떠나지 않는 이유로 수로의 수온과 먹이 여건을 꼽았다. 그는 부캉이가 수로 가장자리를 헤엄친다는 이유로 '관종(관심 종자) 상어'라고 부르는 데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사람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을 관심을 즐기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면, 상어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를 놓치게 된다는 취지다.
체류 이유로 거론되는 출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최 교수는 흑상어가 몸길이 70㎝~1m의 새끼를 낳고, 같은 종끼리 잡아먹는 습성을 들며, 부캉이가 이미 새끼를 낳았다면 새끼가 어미 곁을 떠나 수로에 숨었거나 바다로 빠져나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최재천, 반짝 관심 경계…"조용히 지켜봐 달라"
부캉이를 인위적으로 내보내는 문제에 대해서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방류했던 경험을 꺼냈다. 그는 지난 2013년 7월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때, 시설에서 보호받는 동물을 왜 험한 바다로 보내느냐는 비판과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느냐는 질문을 거듭 받았다고 돌아봤다.
최 교수는 동물을 물건으로 다루는 민법을 언급하며, 이런 일이 생길 때만 유독 지나친 보호 책임을 내세우는 태도를 비판했다. 현행 민법은 야생동물을 주인 없는 물건인 '무주물'로 분류한다. 최 교수는 부캉이를 자연의 구성원이자 생명체로 존중한다면, 다시 수로로 돌아오는 행동까지 살피면서 개입 수위를 정하자고 했다.
그는 환경이 바뀌면 부캉이가 스스로 길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같은 자리를 반복해 맴도는 행동과 몸·정신 상태의 이상을 우려했고, 수온이 갑자기 떨어질 때 출구를 찾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부산시가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한 일을 언급하며,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잠깐 관심을 쏟는 태도도 경계했다. 앞으로 수로에 흑상어가 여러 마리 나타난다면 그때는 신기함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면서 관람객들에게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최 교수는 "가서 구경하시더라도 조금은 조용하게 그 아이가 자기 삶을 방해받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전자 제발 10만원까지 빠져라"…주가 하락 반기는 익명 글에 투자자들 '부글부글'
한편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달 6일 부캉이를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확인했다.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위기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부캉이를 보러 온 누적 방문객은 이달 초 80만 명을 넘었다.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같은 날과 이달 2일 두 차례 바다로 내보내려 했지만 모두 실패해 방법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