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R&D 예산 삭감 여파 실제 사례 확인
전용 R&D도 2025~2026년 공백…내년 재개 추진
정부가 신산업 전환을 위해 사업재편을 승인한 기업들이 자금난과 수주 감소, 사업성 악화 등으로 당초 계획을 이행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과제가 중단되면서 사업재편까지 멈춘 사례도 확인됐다.
18일 산업통상부가 최근 공고한 '제54차 사업재편계획 승인, 승인 취소 및 이행상황'에 따르면 사업재편 승인기업 가운데 설비투자와 신제품 개발, R&D 등을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한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사업재편은 기업이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존 사업을 축소하거나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약 600개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약 200개 기업은 사업재편을 종료하고 400개 기업은 계획을 이행 중이다. 정부는 사업재편계획을 심의·승인한 뒤 금융·R&D 등 각종 지원책을 연계하고 매년 이행보고서를 받아 추진실적을 점검한다.
이번 이행점검에서 자금조달 문제와 수주 감소, 고객사 사업 중단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했다. 동부는 자금 부족으로 설비투자와 R&D, 신제품 개발을 모두 보류했다. 네오스텍은 투자유치 지연과 국내 판매 부진으로 당초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다. 디에이치오토웨어는 자율주행 데이터 저장장치 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추진하지 않았다.
시장 상황 변화로 계획이 틀어진 기업도 있다. 건화산업은 고객사의 프로젝트 중단으로 수소전기차 관련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이행하지 못했고 인팩일렉스는 고객사 발주가 늦어지면서 공장 투자가 지연됐다.
경영 상황이 악화돼 사업재편 자체가 어려워진 사례도 확인됐다. 굿바이카는 누적 적자에 따른 자본잠식과 유동성 부족으로 설비투자가 지연됐다. 이후 인증과 양산비용 증가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연구소를 폐쇄하고 양산도 중단했다. 엘프시스템과 거노코퍼레이션은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면서 설비투자와 신제품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었다.
정부 R&D 예산 삭감이 사업재편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추진한 이솔산업은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과제가 중단돼 사업재편사업을 중지했다'고 보고했다. 확인 결과 이솔산업은 2024년 정부의 R&D 예산 효율화 과정에서 실제 관련 과제 예산이 삭감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실제 2023년 5조6711억원이었던 산업부 R&D 예산은 2024년 5조802억원으로 5909억원(10.4%) 준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 R&D를 진행하다 2024년 R&D 예산 효율화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돼 과제가 중단된 사정이 있었다"며 "2024년 R&D 예산 효율화 이후에는 R&D 필요성이 다시 인정되면서 관련 예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테크도 '정부 R&D 자금 축소로 인한 사업 부진'을 미이행 사유로 적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엘테크는 특정 R&D 사업을 진행하다 예산이 삭감된 경우라기보다 여러 정부 R&D 사업에 도전했지만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금 축소'보다는 '선정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사업재편 승인기업을 위한 전용 R&D도 2025년과 올해에는 운영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사업재편 승인기업 가운데 일부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전용 R&D를 지원해왔지만 사업 기획 과정에서 2년간 공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전용 R&D 지원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바스칸바이오제약과 화인에어텍, 켐코 등 3곳이 사업재편계획을 자진철회해 승인이 취소됐다. 산업부는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거나 당초 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경우 자진철회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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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약 400개 기업이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어 잘되는 기업도 있고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다"며 "매년 이행보고서를 통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재편 지원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대한 사후 컨설팅도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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