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맥]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주주관여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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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개정됐다. 제정 후 10년 만이다. 상법개정의 연장선이다. 의무공개매수제, 중복상장 금지, 주가 누르기 방지와 함께 주주권 강화를 위한 실천 수단이다. 내용은 크게 적용 자산군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지속 가능성 요소 반영, 수탁자 책임 활동 범위 확대, 협력적 관여 활동 반영, 이행점검 명문화 등 다섯 가지다.


최대 관심사는 수탁자 책임 활동의 범위다. 기존의 의결권 행사나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 활동과 함께 그 결과를 반영한 투자의사 결정까지 포함되었다(도입목적과 의의 제5항). 수탁자 활동 결과를 근거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철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사회가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지도 점검토록 했다.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기관투자가 간 협력적 관여 활동이다(안내지침 4-5). 사실 국내 주주관여 활동의 주체세력은 소액주주다. 글로벌의 기관투자가와는 다른 양태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서도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주주관여 비중은 91%였다. 필자가 집계한 지난 15년간 주주제안 426건 중 소액주주 발의도 293건으로 절대적이었다. 기관투자가 발의는 54건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제 연대를 통해 기관투자가의 주주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게 됐다.


때마침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점검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위탁운용사의 책임활동을 점수화하여 위탁자금의 추가배정이나 회수와 연계한다. 국내 최대 자금공급원의 의지에 따라 형식적이었던 수탁자 책임활동이 실질화될 수 있다.

이참에 주주관여가 핵심 운용전략인 펀드의 활성화를 모색할 만하다. 소극적 수탁자활동이 아닌 투자기업에 대한 관여활동을 본업으로 하는 펀드다. 주주관여는 비공개 대화, 서한발송, 의결권 행사, 주주제안, 공개캠페인, 소송제기 등 스펙트럼이 넓다.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수행한다면 주주관여펀드는 비공개대화나 서한발송 등 대화 중심의 온건한 주주활동을 지향한다. 협력적 파트너로 장기간 지분유지를 통해 기업과 함께한다.


주주관여펀드는 현 정부의 핵심 금융 의제인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는 정책 수단도 될 수 있다. 기업의 비효율적 운용 자본을 설비투자나 신사업 진출 등 생산적인 분야로의 재배치를 유도할 수 있다. 자본생산성 향상으로 기업가치도 제고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을 단순한 신규 자금공급에서 자본 배분 효율화를 통한 기존 자금의 공급으로 확대할 수 있다. 자본을 효율적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


문제는 자금모집이다. 주주관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펀드 출시는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는 성과가 증명되지 않아, 기관투자가는 불확실한 자금회수와 투자 기간 장기화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연기금들의 앵커출자가 필요한 이유다. 물론 보수적인 운용지침과 상충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 가치제고는 연기금의 운용목적에도 부합하는 만큼 운용자산의 일부를 출자할 명분은 충분하다. 예컨대 국민연금이 운용자산의 1%만 출자하더라도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여전히 실효성에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스튜어드십코드. 연성규범일지라도 진실된 주주관여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와 자본배분 효율성을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투자수익률의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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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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