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만원→4031만원 "車 한대 사겠네"…전쟁으로 몸값 치솟은 '이것'
가자지구서 '운송수단' 당나귀 가격 치솟아
차량 운송 마비·개체수 감소에 가축값↑
암시장 업자들 가축 사재기도
전쟁으로 차량 운행이 어려워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운송 수단으로 쓰이는 당나귀 등 가축 가격이 치솟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당나귀 가격은 전쟁 전 약 1000달러(약 134만원)에서 최근 3만달러(약 4031만원)까지 올랐다. 차량을 이용한 민간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고, 구호품을 빼돌려 부를 축적한 일부 암시장 업자들이 등장한 영향이다. 지난 3년간 당나귀 개체수도 절반으로 줄어 공급이 부족해졌다.
현지 수의사 아흐메드 타베트는 사람들이 가격을 듣고 3000달러(약 403만원)를 잘못 말한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며 "전쟁 전 당나귀 평균 가격은 1000~1200달러(약 134만~161만원)였다. 최근에는 2만달러(약 2687만원)였고, 지난주에는 3만달러(약 4031만원)에 팔리는 것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가축 거래상 아부 사나드 알사와르카(33)는 가축의 건강 상태와 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건강하고 튼튼한 당나귀는 약 1만9000~2만3000달러(약 2553만~3090만원), 말은 약 2만6000~2만9000달러(약 3493만~3896만원)에 거래된다. 상태가 좋은 노새는 약 3만5000달러(약 4702만원)에 달한다. 그는 2주 전 암당나귀와 생후 한 달 된 새끼를 약 2만6000달러(약 3493만원)에 사들인 뒤 소폭의 이익을 남기고 팔았다며 가격이 매주 달라진다고 말했다.
타베트는 자동차 부품조차 구하기 어렵고 엔진오일 1ℓ 가격이 최대 1000달러(약 134만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운송용 가축의 가치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잔해와 쓰레기, 가재도구 등을 나르는 데 쓰여 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중 사료 부족으로 죽은 당나귀도 많았다. 가축 주인들은 생렌틸콩과 익히지 않은 쌀 등 부적절한 대체 먹이를 줘야 했고, 이로 인해 일부는 폐사하기도 했다. 포탄 등으로 죽은 당나귀도 수백 마리에 달했다.
약 1년 전 주요 군사작전이 끝나고 불안정한 휴전이 시작된 뒤 구호품 반입은 크게 개선됐지만, 물가는 여전히 전쟁 전보다 높다. 타베트에 따르면 휴전 전 식량 등을 빼돌려 되팔며 막대한 부를 쌓은 일부 업자들은 운송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당나귀 등 가축을 사들이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지난 8월 보고서에서 현금 부족과 높은 식품 가격 등으로 가구의 4분의 3이 시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살아남은 당나귀와 말 등은 먹이를 공급받고 있지만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고삐와 마구로 생긴 상처가 흔하고 근골격계 질환과 치아·소화기·발굽 문제도 나타나지만, 의료기구와 약품 부족으로 치료가 어렵다.
타베트가 일하던 동물병원도 폭격으로 무너져 물품 대부분이 파괴됐다. 그는 수의사 2명, 진료 보조인력 1명과 함께 건물 잔해에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단체는 물가 상승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암시장에서 약품을 구매하지 않고, 수의약품과 장비 반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자선단체 세이프 헤이븐 포 동키스는 유엔개발계획(UNDP)에 보낸 물품 지원 요청서에서 전쟁 전 약 5000마리였던 말·당나귀·노새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상승은 다른 가축으로도 번지고 있다. 양 한 마리는 6000~8000달러(약 806만~1075만원),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새끼 양은 800~1000달러(약 107만~134만원)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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