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와 블록체인, API로 연결
USDC·EURC 결제 연동
"온체인 연계로 회계 부담 완화"

스테이블코인이 기업 회계·자금관리 시스템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업이 평소 사용하는 업무 프로그램에서 지급을 승인하면 블록체인을 통해 자금이 이전되고 거래 결과가 다시 회계에 반영되는 식이다. 거래처 대금 지급과 계열사 간 자금이동에 실제 적용되는 사례가 등장한 데 이어 무역대금 결제와 기업 해외송금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기술 실증도 진행되고 있다.


[크립토 레이더]기업금융 파고드는 스테이블코인…온체인 결제 확산
AD
원본보기 아이콘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최근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결제 기능을 내장한 'SAP 페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SAP의 자회사 테레이나를 통해 제공되며 기업이 ERP에서 인보이스를 승인하면 업무 절차에서 지급과 회계 대사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테레이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 협력할 계획이다. SAP 페이를 통해 기업이 USDC와 유로 스테이블코인 EURC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달러 표시 지급에는 USDC를 우선 활용하고 유로 표시 거래에는 EURC를 선택지로 제공한다. 양사는 향후 수개월 동안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동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 지급업무는 ERP에서 거래처 청구서를 확인하고 지급을 승인한 뒤 은행이나 별도 결제 시스템으로 지급 지시를 전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결제가 완료되면 거래명세를 받아 ERP에 반영하고 미지급금과 실제 출금 내역을 대조한다. SAP 페이는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업무로 통합하면서 계좌이체와 해외송금 외에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ERP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연결된다. 기업이 ERP에서 지급을 승인하면 결제사업자가 해당 지시를 받아 스테이블코인 전송을 실행하고 블록체인에서 거래가 확인되면 처리 결과를 다시 ERP에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기업의 회계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동과 정산을 담당하는 별도의 인프라로 작동한다. ERP에는 인보이스, 지급 승인, 거래처 정보 등 기록이 남고 블록체인에는 스테이블코인의 이전 거래가 기록된다.


국내에서도 기업간거래(B2B)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자산 수탁기업 비댁스는 지난 8월 기업 간 청구·수금 자동화 서비스 '청구스'를 운영하는 데브올컴퍼니(현 한국채권데이터)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역대금 결제·정산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수출기업이 해외 구매자에게 인보이스를 발행하면 구매자가 USDC나 USDT 등으로 대금을 보내고 이를 수출기업이 원화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은행권에서는 기업 해외송금 절차에 블록체인 정산을 접목하는 기술 검증도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솔라나재단과 협력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기업 해외송금 기술 실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업 고객이 별도의 디지털자산 지갑을 이용하지 않고 기존 기업뱅킹과 외화계좌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금 전송 및 정산을 처리하도록 했다.

AD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거래처에 대금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확인하고 이를 기업 회계에 반영하는 것이 실무적인 부분"이라며 "지급 정보와 온체인 정산 결과를 연계하면 지급 확인과 회계 대사에 드는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