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경마장 이전해 8000가구 공급
매출 감소 등 향후 법적 책임도 걸림돌
협의 지연에 이사회 '이전 공모안' 상정도 밀려

정부가 '1·29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서울경마공원(과천경마장) 이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전 재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명시적으로 확약해달라'는 한국마사회와 '이전 부지를 먼저 확정하자'는 정부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 전부지 공모 기준과 일정을 담은 안건이 마사회 이사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마사회 노동조합 관계자는 "마사회 이사회는 통상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즉 이달에는 29일께 열릴 예정인데 아직 이 전부지 공모에 대한 안건이 상정된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재경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곤 있지만, 이전 재원 지원에 대해 협의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천 서울경마공원 전경.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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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올해 1월29일 과천경마장과 방첩사령부 부지를 활용해 98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과천경마장과 방첩사 이전 후 해당 부지에 각각 8000가구, 1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에 마사회는 올해 6월 '말산업 지속발전 및 서울경마공원 이전 관련 검토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했다. 마사회는 과천경마장 이전에 최소 2조3879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며, 이전 재원 마련을 위해 ▲레저세 50% 감면 ▲지방교육세 폐지 ▲마권 구매상한 인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마권 구매상한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하고, 전자마권 비대면 등록을 허용키로 했을 뿐 레저세 감면과 세율 인하 등은 관계부처 반대에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과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일정부분 이견을 좁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쟁점은 지원 확약 여부다. 마사회는 이전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소요되는 제반비용은 이전을 요구하는 정부 측에서 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원을 확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는 이전 부지를 확정해야 기존 부지 감정평가를 진행해 그 차액 규모, 즉 이 전비용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 공모를 먼저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마사회가 이전 재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명시적으로 약속해 달라는 이유는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법적책임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 지원방안 확정 후 부지공모와 이전 경마공원 건설 등에 최소 16년 9개월이 걸린다"며 "이때 매출 감소에 따른 배임죄, 손해배상 등의 책임은 온전히 마사회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최근 마사회 이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법적 책임과 불안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법적 책임 때문에 의사결정을 주저하지 않도록, 마사회가 발전하고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농식품부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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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문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세제 지원 등도 관계부처 간에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마사회에 일방적으로 공모를 추진하라고만 하고 있다"며 "지원을 확약해달라는 마사회의 요청에 정부는 '정부를 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나중에 책임은 마사회가 떠안으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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