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 축소 논란에 여성·가사 부담 언급
내각 지지율 63% 유지에도 인사 파동
국회 대응 놓고 국정 운영 시험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 출석 시간이 역대 총리보다 짧다는 비판과 관련해 화장과 가사 등으로 남성 총리보다 하루 3~4시간을 더 사용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측근으로 분류되는 각료가 각종 의혹으로 취임 28일 만에 사퇴하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국정 운영 능력과 인사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15일 연합뉴스는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을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의 국회 출석 부담에 관한 질문에 화장과 집안일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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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질문에 자신의 일상을 언급하며 "집에 돌아가면 화장을 지우고, 아침에는 목욕하고 식사를 준비한 뒤 뒷정리와 화장도 해야 한다"며 "남성 총리보다 3~4시간 정도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또 밤늦게까지 업무 관련 서류를 읽고 검토하고 있다며 총리 업무와 일상생활을 병행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이 역대 총리와 비교해 적다는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로 구성된 연립 여당은 국회 운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국회 출석 축소가 행정부 수반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의 공동대표는 14일 예산위원회에서 "총리가 국회에 장시간 묶여 있는 현 상황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일반적이지 않고 시대에도 맞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국회 운영은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총리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 여야와 국민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의 국회 출석 부담에 관한 질문에 화장과 집안일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의 국회 출석 부담에 관한 질문에 화장과 집안일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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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리의 업무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화장과 가사노동을 남성과 여성의 차이로 부각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의 현실적인 가사 부담을 드러낸 발언이라는 해석과 함께, 여성 총리가 오히려 전통적인 성역할 인식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국회 출석 시간과 가사노동의 문제를 연결한 만큼 개인의 생활 방식과 국가 최고지도자의 공적 책무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장시간 노동과 가사 부담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지난 7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평일 귀가 후 빨래와 설거지, 청소에 쫓기고 휴일에도 다림질과 바느질을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수면 시간이 0~3시간에 불과하다고 밝혀 건강 관리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일과 가사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여성 정치인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과도한 노동을 당연시하거나 가사 부담을 개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인식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은 14일 도로 예산 삭감 관련 발언과 선거 과정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 개각으로 취임한 지 28일 만이다. EPA연합뉴스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은 14일 도로 예산 삭감 관련 발언과 선거 과정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 개각으로 취임한 지 28일 만이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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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다카이치 정권의 핵심 인사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은 14일 도로 예산 삭감 관련 발언과 선거 과정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 불거진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 개각으로 취임한 지 28일 만이다. 결국 야나 농림수산상은 국회 심의와 농림수산 행정에 더는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사퇴를 결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표를 수리하면서 "농림수산 행정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며 "장관이 사임하는 사태에 이른 데 대해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15일 사퇴한 야나 전 장관의 후임으로 농림수산성 부대신을 지낸 다케베 아라타 자민당 의원을 기용했다. 그는 다케베 신임 농림수산상에 대해 국회 대응을 포함해 즉시 전력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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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JNN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3.0%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을 둘러싼 공방과 각료 인사 파동이 장기화하면 주요 정책의 입법 및 예산 심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일본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국정 운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취임 1년을 앞둔 이번 국회는 정치적 리더십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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