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가 기관장들의 자료 제출 거부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파행을 빚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국회가 의결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과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장건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을 거론하며 "김현지 실장과 정진상 전 실장이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위원회 의결로 요구한 자료를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광우 한국환경산업보건기술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기후부 산하기관에 이재명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친여 인사 10명이 기관장이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4월 취임한 남 원장은 이 대통령의 중앙대 법대 후배로, 성남 YMCA에서 활동하고 성남시설공단 사업본부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자료 제출 거부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건 국회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문서 제출에는 증언 거부권이나 진술 거부권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은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가 지켜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과 양심의 자유,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국회법 해설에 충분히 나와 있다"고 말했다.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자 남 원장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원장 공모 당시 관련 서류를 기관에 모두 제출했지만 국회에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용 서류의 비밀 유지가 중요하며, 외부에 공개될 경우 채용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정감사법 제8조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남 원장은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광우 한국환경산업보건기술원장의 자료 미제출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김정호 기후노동위원장은 오전 11시께 정회를 선언하고 약 20분간 여야 간사들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회의 재개 후에도 자료 제출을 둘러싼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회가 오늘처럼 무기력하게 보인 적이 없다"며 "이미 의결된 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해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반드시 제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발언 직후 국민의힘 소속 기후노동위원들은 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국민의힘의 자료 요구가 정치 공세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리 정부 들어 임명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정치 공세성 자료 요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기후부 산하기관장 등에 대한 자료도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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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다시 정회를 선언하고 오후 2시부터 국정감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직무수행계획서는 제출했지만 자기소개서는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관련 규정에 따라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해 요청한다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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