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반경 국내 넘어 특사로 해외까지
당분간 향후 행보 구상 나설 듯
李대통령, 공로패 수여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 펜 한 자루 없이 시작된 청와대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게 되기까지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져갑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곁을 지켰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 인사 발표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며 3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청와대에 입성한 지 499일 만이다. 비상계엄과 탄핵의 혼란 속에서 국정 정상화를 이끌고 경제외교의 최전선까지 누볐지만, 인사 검증 논란으로 사의를 표한 이후 23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강 실장의 청와대 생활은 지난해 6월4일 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됐다. 충남 아산을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그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역대 첫 1970년대생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조차 없이 출범한 정부에서 참모진을 꾸리고 국정운영 체계를 정비하는 일이 첫 과제였다.
활동 반경은 청와대를 넘어 미국, 중동, 유럽 등을 아울렀다. 지난해 8월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극적으로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소통 채널을 구축하며 협상 과정에 기여했고,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캐나다·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찾아 협상에 나섰다. UAE의 실세인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과는 '형님' '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쌓아 주목을 받았다. 올해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지난 3~4월 두 차례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 추가 도입을 위한 협상을 벌였다.
강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매우 두터웠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인사청탁 논란 과정에서 널리 회자한 '훈식이형'이라는 호칭을 공식 석상에서 직접 언급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14일에도 엑스(X·옛 트위터)에 "황무지 벌판에서 시작된 국민주권정부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라고 썼다.
강 실장은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과 15일 오전 비공개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야인으로 돌아간다. 회의가 끝날 무렵 이 대통령은 이날 강 실장을 찾아 공로패를 수여했다. 향후 서울시장이나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 대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다음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