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돈 될까' 의심에 美물가 상승까지…코스피 7% 폭락 '검은 목요일'
반도체주 와르르…코스피 5500대로
SK하이닉스 10%·삼성전자 7%대 급락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수로 美지수 하락도 영향
"빅테크 호실적 발표로 AI 의구심 해소해야 반등"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수익성 우려까지 부각하면서 코스피가 5500대로 급락했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6008.81) 대비 335.8p(5.59%) 내린 5673.01로 개장했다. 2026.10.15 조용준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우려까지 부각하면서 코스피가 5500대로 급락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 이상 급락 중인데 AI 투자의 지속가능성이 의심받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이익 악화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AI 수익성 의심에 반도체주 와르르…코스피 5500대로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9% 내린 5673.01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18분 기준 7.60% 하락한 5552.06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코스피가 7거래일 이상 하락한 것은 2024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4.79% 내린 784.45에 장을 시작한 뒤 추가 하락해 763.21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급락세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차례대로 발동됐다. 양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같은 날 울린 것은 지난 7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고물가 및 AI 투자 수익성 우려 등으로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 하락한 영향을 우리 증시도 받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1% 각각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88%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8월의 3.4%보다 상승 폭이 커진 데다, 전문가 전망치인 3.6%도 웃돌았다.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전망치인 2.5%를 상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AI 인프라 투자수익률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발표한 점도 증시 하락을 자극했다. 가트너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7조달러의 AI 인프라 투자를 전망했다. 이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확보하려면 2030년까지 8조5000억달러의 매출이 필요한 반면 실제 매출은 3조60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관련 기업이 큰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가트너의 발표는 가정에 따른 장기 전망이며 기업들의 실제 파산이나 확정된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대규모 설비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AI 투자 수익성 우려까지 겹치면서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15.46% 폭락했다. 엔비디아(-3.16%), 브로드컴(-3.10%), 마이크론(-4.08%), 샌디스크(-5.33%), 웨스턴디지털(-4.36%), 시게이트(-4.50%)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일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6.06% 급락한 147.55달러로 마감해 7월 나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149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3% 하락하면서 6거래일 연속 약세였다.
우리 증시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가파르다. 오전 10시5분 기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269,000 전일대비 150,000 등락률 -10.57% 거래량 2,608,266 전일가 1,419,000 2026.10.15 11:08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코스닥, 5%대 하락 출발 후 매도 사이드카 신용·미수 상환 부담…스탁론 대환으로 자금 부담 낮추려면 '잘 나가다 털썩' 코스피…6000선 턱걸이 마감 는 전장 대비 10.43% 급락한 127만1000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도 전 거래일 대비 7.65% 내린 21만4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10.09%), 삼성전기(-14.63%)도 급락세다. LG에너지솔루션(-4.86%), 현대차(-5.74%), KB금융(-0.57%), 삼성생명(-5.68%) 등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약세가 뚜렷하다.
코스피가 장중 5600선도 무너진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6008.81) 대비 335.8p(5.59%) 내린 5673.01로 개장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2026.10.15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빅테크 호실적 발표 후 AI 의구심 해소해야 반등 가능
증권가에서는 지난 7월 말 기록한 전 저점인 5593포인트 전후를 1차 지지선으로 봤다. 지지선 근처까지 지수가 내려간다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날 오전 현재 지수가 5593을 하회하고 있는 만큼 하방 지지선이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업종의 멀티플 축소(가치 하락)"라며 "빅테크와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및 수익성 우려로 인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 의심받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반도체 업종의 지속적 이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가 시클리컬 산업으로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2025년 10월과 비슷한 레벨에서 코스피의 하방 지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5600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약세장을 벗어나 본격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물가 및 금리 안정, 반도체 투자심리 개선,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등 몇 가지 중요한 변곡점이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끝나 국제유가가 안정되거나 미국의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200조원 이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고물가와 고금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나타나야 한다"며 "AI 관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확대와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성장세 등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의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가 안되면서 시장이 일종의 패닉 상황에 접어든 것 같다"며 "증시가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빅테크의 실적이 예상을 상회해야 하고 AI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거가 돼야 한다"며 "향후 예정된 빅테크의 실적 발표에서 어떤 가이던스가 나오는지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