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미국 마운트시나이 공동연구팀, 실제 환자 유전체 데이터 분석
넥틴4 유전자 발현·종양변이부담 주목…맞춤형 항암치료 가능성

약 40년 만에 바뀐 전이성 방광암 표준치료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일지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됐다. 치료 전 암 조직의 특정 유전자 활동과 돌연변이 정도를 분석하면 항암제 병용요법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환자마다 치료 반응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맞춤형 항암치료의 가능성을 넓혔다는 평가다.


조벼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연구조교수와 미국 마운트시나이(Mount Sinai) 공동연구팀은 실제 진료 환자의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넥틴4(NECTIN4) 유전자 발현과 종양변이부담(TMB)이 항암제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항암제 병용요법(EV+P) 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 넥틴4(NECTIN4) 유전자 발현이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전체생존기간이 길고 객관적 반응률도 높았다. 종양변이부담(TMB)을 함께 고려하면 치료 효과 예측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제공.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항암제 병용요법(EV+P) 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 넥틴4(NECTIN4) 유전자 발현이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전체생존기간이 길고 객관적 반응률도 높았다. 종양변이부담(TMB)을 함께 고려하면 치료 효과 예측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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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요로상피암은 방광이나 요관 등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에서 발생한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다. 5년 생존율이 약 10%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 지난 40여년 동안 백금계 항암화학요법이 1차 치료의 중심이었지만 최근 새로운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치료법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포투맙 베도틴(EV)과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P)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EV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을 찾아 항암제를 전달하고, 펨브롤리주맙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기존 항암치료보다 치료 성적이 개선됐지만 환자마다 반응이 달라 치료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넥틴4 발현 높을수록 생존기간 길고 종양 감소


연구팀은 미국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템퍼스 AI(Tempus AI)가 보유한 실제 진료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 전 암 조직에서 넥틴4 유전자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EV와 펨브롤리주맙 병용치료 후 생존기간이 길고 종양이 줄어드는 치료 반응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넥틴4는 EV가 표적으로 삼는 단백질이다. 암세포에서 이 단백질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치료제가 작용할 수 있는 표적도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종양변이부담을 함께 분석하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데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종양변이부담은 암세포에 축적된 유전자 돌연변이의 양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돌연변이가 많으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구별할 수 있는 단서가 늘어나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과 연관될 수 있다.

조벼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연구조교수. 서울대 제공

조벼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연구조교수.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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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특징은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진료 과정에서 확보한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환자의 치료 결과와 유전체 정보를 함께 분석해 새로운 표준치료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분자적 지표를 제시했다.


넥틴4 유전자 발현과 종양변이부담은 기존 유전체 검사로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추가 검사 없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진료에서 환자 선별 기준으로 사용하려면 별도의 전향적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


조벼리 서울대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연구조교수는 "치료 전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통해 EV+P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며 "향후 전향적 검증을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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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유롤로지(European Urology)'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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