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성향 매카시 전 하원의장도 방한
미국 정·재계와 소통 강화 계기
대미투자 이행 속 정보협력 불협화음
한미관계 신뢰 회복 여부 관심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자문 역할을 했던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USKBC) 위원장을 접견한다. 한미 양국이 대미 전략투자 이행에 착수한 가운데 최근 정보당국 간 불협화음까지 불거진 시점이어서 이번 만남의 외교적 함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으면서 한미관계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소통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구전략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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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에서 그린버그 위원장을 만나 한미 통상관계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린버그 위원장은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인 처브(Chubb)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2024년부터 제9대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린버그 위원장은 미국 재계의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트럼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그린버그를 미국 무역정책협상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그린버그는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해당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미국의 대외 통상정책에 관여해 왔다.


특히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작가 E.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을 당시 처브그룹이 항소보증을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처브 자회사인 연방보험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항소에 필요한 9160만달러 규모의 보증을 인수했다. 다만 그린버그는 특정 당사자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보증보험 업무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는 미국 공화당의 중량급 인사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도 참석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2023년 하원의장을 지낸 친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정치인으로, 같은 해 말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그린버그 위원장과 함께 미국 정치권의 동향을 전달하고 양국 경제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접견은 한미 양국이 경제협력의 실행 단계에 들어섰지만 안보 분야에서는 새로운 갈등 요인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뤄진다. 한미는 지난 1일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대미 전략투자 첫 번째 프로젝트로 확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과 한·미·일 협의체의 국가정보원 배제 논란 등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정보동맹의 신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 이후 미국이 북핵 관련 정보 일부의 공유를 제한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6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국정원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국정원에 대한 불신을 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정부는 정보공유 제한이 일부 특정 분야에 국한돼 있으며 전반적인 한미 정보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지난 11일 미국이 제공하는 대북 정보 총량은 줄지 않았다고 밝혔고, 산업부와 국정원도 러트닉 장관의 불신 전달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정보협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신뢰를 재확인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접견에서 공식 의제인 통상·투자 협력 외에 최근 한미관계를 둘러싼 현안이 거론될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미재계회의와 미국 상공회의소 산하 미한재계회의가 공동 주최한 제36차 총회 결과를 청취하고, 양국 기업의 투자 및 산업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역할을 당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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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6차 한미재계회의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5 연합뉴스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6차 한미재계회의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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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린버그 위원장과 한국의 인연은 각별하다. 부친인 모리스 그린버그 전 AIG 회장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제4대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특히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우리 정부로부터 2022년 '평화의 사도 메달'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는 대통령 명의의 감사 서한도 전달받았다.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으며 한미 경제협력에 기여해온 셈이다. 청와대는 이번 접견을 통해 양국 간 오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미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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