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화옹지구 주민 의견 조사 방식·범위 일방적"
시민단체 “이전후보지 만세구 주민 100% 조사가 원칙”
국방부 조사 범위 반발…"주민 동의 없는 이전 논의 부당”

국방부가 수원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연구용역이 화성특례시와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군공항 이전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지만, 설문 문항과 조사 대상이 이전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성시민 1만여 명이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후보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화성시 제공

지난 2023년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성시민 1만여 명이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후보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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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화성특례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6개월간 9840만원을 투입해 '수원 군공항 이전 갈등관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 수행기관은 사단법인 한국갈등학회다.


이번 용역은 수원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화성시의 입장과 지역 내 갈등 요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문헌 및 국내외 사례조사와 함께 주민 대면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소통간담회 등이 추진된다.

국방부는 화성지역 주민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 가운데 동의한 주민 약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소통간담회도 3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화성시는 조사 대상과 설문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쟁점은 조사 대상 지역이다. 국방부는 당초 설문 대상자를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인 화옹지구가 속한 만세구 주민 60%, 나머지 3개 구역 주민 40%로 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는 군공항 이전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세구 주민을 대상으로 100%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전후보지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지역 주민들의 의견까지 포함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 문항의 중립성도 도마에 올랐다.


화성시와 시민단체는 국방부가 제시한 '정보제공형 대면설문조사'가 군공항 이전의 장점과 지원사업, 지역 상생 가능성 등을 먼저 설명한 뒤 이전 찬반과 주민투표 의사를 묻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설문 구조가 응답자에게 군공항 이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화성시는 지난 14일 국방부 측에 조사 방식과 범위 등에 대한 사전 협의를 요구했으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용역이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심층 인터뷰와 소통간담회 운영 방식에도 이견을 보였다.


화성시는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특정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정보 제공이나 대화 방식을 배제하고, 주민 의견을 독립적으로 청취할 수 있도록 1대1 개별 인터뷰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통간담회 역시 국방부가 검토한 동탄·병점 지역 주민 참여 방식 대신 예비이전후보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우정읍과 만세구 주민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3년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성시민 1만여 명이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후보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화성시 제공

지난 2023년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성시민 1만여 명이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후보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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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여론조사 형식과 방법이 일방적으로 수원시에 유리한 방향으로 구성돼 있다"며 "조사 범위도 만세구 주민 100%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무슨 권한으로 화성시와 협의도 없이 남의 지역에 군공항 이전을 논의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관리하고 군공항 이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편파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군공항 이전에 따른 주민 피해 가능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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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군공항 이전은 단순한 시설 이전 문제가 아니라 화성시민의 건강권과 재산권, 자녀들의 학습권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고도제한에 따른 지역개발 제약과 경제적 피해까지 우려되는 만큼 직접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의견이 최우선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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