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공급 차질 35% '돈 문제'
원료 해외 의존·수익성 악화
생산 지원·비축·약가 개선 필요

의약품 수급 불안이 반복되면서 필수의약품 공급을 개별 제약사의 생산과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는 낮은 수익성으로 필수의약품 생산을 지속하기 어렵고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까지 높아 공급 차질에 취약한 구조인 만큼 생산설비 투자 지원과 비축 확대, 약가 보상체계 현실화 등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흔들리는 필수약 공급망…국가 차원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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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135건 가운데 판매 부진과 채산성 문제 등 경제적 사유에 따른 사례는 47건으로 전체의 34.8%를 차지했다. 판매 부진이 27건, 채산성 문제가 20건이었다. 전체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중 경제적 사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1.6%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4.8%로 상승했다.

필수의약품은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거나 가격 경쟁이 치열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특히 많다. 해열제와 항생제뿐 아니라 분만유도제, 소아응급경련치료제,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은 공급이 끊기면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원료비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이 상승해도 약가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기업의 자발적인 생산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도 심각하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000년 이후 대체로 30% 안팎에 머물다가 2022년에는 11.9%까지 떨어졌다. 페니실린계 항생제 원료 자급률은 사실상 0% 수준이고 세팔로스포린계도 약 30%에 그친다. 해외에서 원료 공급이 중단되면 국내 완제의약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이를 단기간에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도 희귀·필수의약품의 공적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약가 우대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 환자가 직접 구매하던 희귀·필수의약품을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41개 품목 이상을 순차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최근 약가제도 개편에서도 원료 자급화와 생산기반 유지가 필요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 우대와 장기 지원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업계는 약가 우대만으로는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필수의약품 생산라인 신설·증설과 노후 설비 교체에 보조금과 정책금융, 세액공제 등을 지원하고, 공급 차질 때 대체가 어려운 의약품은 정부와 민간이 적정 비축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중단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하는 관리체계도 생산 지원과 연계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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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약품 품절은 개별 기업의 생산 차질만이 아니라 낮은 수익성, 원료 해외 의존, 생산기반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생산설비 투자와 비축, 약가 보상을 함께 설계하고 핵심 원료와 생산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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