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상승 지역도 3곳으로
에너지·운송비 상승에 가격 전가 움직임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관할하는 12개 지역 가운데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진 지역은 지난 조사 당시 1곳에서 최근 4곳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14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 중 물가 상승 속도가 직전 조사보다 빨라진 지역은 4곳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발표된 베이지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진 지역이 1곳에 그쳤던 것과 대조된다.

물가 상승세가 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지역도 직전 1곳에서 3곳으로 늘었다. 또 다른 3개 지역에서도 기업의 원자재 등 투입 비용 상승 압력이 심화하거나 이미 강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Fed는 베이지북에서 높은 유가의 영향이 모든 지역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은 경유 가격 상승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이 연료 할증료를 통해 공급망 전반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관세와 원자재 가격, 보험료 인상도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보고서에서는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으로 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기업들의 가격 전가 움직임이 더 뚜렷해졌다.


클리블랜드 연은 관할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원자재 등 투입 비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서 상품·서비스 판매가격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캔자스시티에서도 다수의 제조업체가 경유 가격과 운송비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뉴욕 기업 "코로나19 이후 가장 광범위한 물가 압력"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

뉴욕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강해졌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기업들의 판매가격 상승 속도는 기존 완만한 수준에서 그 범위의 상단까지 높아졌다. 뉴욕의 한 식품 제조업체는 코로나19 이후 이처럼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관세 역시 제조업체와 도소매 업체의 비용 부담을 높였다. 일부 기업은 추가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했지만, 다른 기업들은 소비자의 가격 저항 때문에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인상도 기업의 부담을 가중했다. 보험 계약을 갱신한 기업들은 보험료가 급증하는 동시에 가입자의 자기부담금도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물가 압력 ↑…Fed 금리 결정 부담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다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베이지북에서 경제활동이 증가했다고 보고한 지역은 12곳 중 9곳으로, 직전 조사 당시 10곳보다 1곳 줄었다. 나머지 3개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에 큰 변화가 없었다.


소비도 부진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소비지출에 큰 변화가 없었으며, 절반이 넘는 지역에서는 고소득층이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소득층은 높은 물가 부담으로 지출에 더욱 신중해졌다.


고용도 전반적으로 정체됐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자제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인력 수요를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2023년 이후 처음으로 통화 긴축에 나섰다.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르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9월 CPI 예상치 상회…물가 상승세 다시 가속

뉴욕 시민들이 맨해튼에 위치한 마트에서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뉴욕 시민들이 맨해튼에 위치한 마트에서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의 9월 CPI는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9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6%)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8월 상승률(3.4%)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높아졌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지난 8월 상승률(0.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되며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시장 전망치(2.5%)를 웃돌았다. 8월 상승률(2.4%)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도 0.3% 올라 전문가 예상치(0.2%)를 상회했다.

AD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9.1% 급등해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에너지는 5.2%, 주거비는 0.4% 올랐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