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문가 행세하며 텔레그램 접속 유인
스터디로 신뢰 쌓고 일상 공유로 친밀감 형성
상급 스터디 가입비 20만~300만원 등 다양

"오늘도 출석 체크 부탁드립니다. 7일 연속 출석하신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한 텔레그램 주식 스터디방. 70명가량이 모인 단체방에는 주식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메시지가 이어졌다. 방장이 국내 증시 전망과 주요 업종을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출석했습니다" 등의 인사를 남겼다. 한 참가자가 전날 안내받은 종목에서 수익을 냈다며 수익률을 공유하자 다른 참가자들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방장은 "급하게 따라가지 말고 공부하면서 투자하자"고 당부했다.

단체방에 참여한 투자자에게는 별도의 '매니저'가 배정됐다. 매니저는 개인 텔레그램으로 연락해 나이와 연락처, 직업, 주식 투자 규모를 물었다. 단체방에서는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 대화방에서는 투자자의 상황을 파악하는 구조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식 투자 전문가를 자처하는 홍보물을 보고 유입된 이용자들이 이렇게 텔레그램 스터디방에 초대되고 개인 매니저의 관리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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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자신을 투자 전문가로 소개하는 계정들이 투자자를 텔레그램 투자리딩방(투자종목 추천 채팅방)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스터디를 내세워 접근한 뒤 친밀감을 쌓고, 이후 유료 상급 스터디 가입을 권유하는 수법이다.


15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스레드 등 SNS에는 자신을 증권사 출신이나 투자 전문가로 소개하며 특정 종목과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계정들이 등장하고 있다. 'A 증권 출신 51세'라며 지방에서 투자 자문을 한다고 소개하거나 'B 대기업 12년차' '연구소 출신'이라는 경력을 내세우는 식이다. 서로 다른 사진과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증권사 경력과 나이, 투자 자문 경력 등을 동일하게 작성한 계정도 확인됐다. 이들은 게시물에 관심을 보인 이용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댓글로 대화를 이어간 뒤 텔레그램으로 이동시켰다.

특정 투자사 이름을 내건 텔레그램 주식 스터디방 3곳에 직접 참여해 확인한 결과, 두 방에는 각각 60~80명가량이 모여 있었다. 방장은 장 시작 전 전날 증시 흐름과 당일 주목할 업종과 종목을 설명하고 장 마감 뒤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운영진은 "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하루 수익이 18%에 달했다"며 "스터디방에서 운영하는 '블랙웨일 프로젝트(가명)'에 참여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운영진은 출석 체크와 일상 공유를 통해 참가자들과의 접점을 늘렸다. 매일 출석을 독려하고 7일 연속 출석하면 선물을 주겠다고 안내했다. 주말에는 식사나 산책 사진을 공유하고 참가자들의 일상을 물었다. 단체방에서 투자 정보를 주고받는 동안 별도로 배정된 개인 매니저는 나이와 직업을 바탕으로 투자금과 희망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며 일대일로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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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쌓이면 여지없이 유료 가입 권유가 이어진다. 개인 매니저는 일반 스터디보다 심화된 정보를 제공한다며 상급 스터디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3곳의 스터디방에서는 가입비로 각각 20만원, 100만원, 300만원을 요구했다. 목표 수익의 20%를 수수료를 받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액은 집계 첫해인 2023년 9~12월 126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7104억원, 지난해 6581억원으로 집계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336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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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법이 투자 정보 제공을 미끼로 접근해 친밀감을 쌓고 경계심을 낮춘 뒤 금전을 요구하는 단계적 사기라고 지적했다.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SNS 계정의 사진이나 경력만으로 실제 투자 전문가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자책임은 기본적으로 투자자 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개인 정보를 묻는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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