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 미완성…"종이 기록으로 수사"
사건 송치부터 재판 결과까지 책임 강조
사회적 약자 보완수사 공백 우려에 "개선"
수사 외압·수사팀 교체 경위 기록화 약속

지난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의 인력 충원율이 66%에 그쳤다. 전산망도 일부 기능만 가동 중이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사건을 맡은 수사관이 기소와 재판 결과까지 책임지는 '책임수사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4 윤동주 기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4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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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1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인력은 약 66% 정도 충원됐고, 물적 인프라도 60~70% 정도 구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 중수청이 사건을 직접 이첩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사건 접수와 배당, 이첩은 가능하지만 사건 처리 기능은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종이 기록을 이용할 수 있어 당장 사건을 처리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수사기관 간 사건 이송이 반복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사이 증거가 사라지거나 피해가 계속될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도 따졌다. 김 후보자는 "중수청이 보완수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 미제사건 관리 방안을 묻는 질의에는 책임수사제 도입을 강조했다.


김지용 후보자 인사청문회 中
진=관계기관이 수사 책임을 서로 미루다가 증거가 사라지거나 피해가 계속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잖아요.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누가 책임지게 됩니까? 담당 수사관입니까, 행안부 장관입니까, 아니면 청장이 지게 되는 겁니까?

김=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공소청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했는데 중수청이 제대로 못 했다면 당연히 저희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장기 미제사건이나 기관 간 반복 이송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개선할 방법은 있습니까?

김=장기사건 방치 현황은 통계로 뽑아 볼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책임수사제입니다. 자기가 맡은 사건을 송치했다면 그것으로 그쳐선 안 됩니다. 기소가 되는지, 유죄가 나는지까지 수사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수사제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상벌도 확실히 할 계획입니다.

수사 대상서 빠지는 피해 사건…사회적 약자 보호 공백 우려

중수청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건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이 범죄 유형을 잘못 분류하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중수청의 보완수사가 시작조차 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신의료기관에서 장기간 격리·강박을 당한 환자가 숨진 사건 등을 사례로 들었다.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확보하거나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초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보완수사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보완수사 제도를 마련했더라도 사건이 중수청에 넘어오지 않으면 피해를 바로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며 "수사기관 협의체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협의체를 실질적인 개선 기구로 운영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4 윤동주 기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4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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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수사팀 교체도 기록으로…조직 운영 원칙 검증

김 후보자는 외부 압력에 따른 수사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기록을 남기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이나 정부 관계자의 수사 개입 시도부터 사건 배당 변경 사유, 수사팀 교체 경위까지 기록하자는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의 제안에 "취임하게 되면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새 조직의 운영 원칙으로는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내부 기강을 내세웠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검찰의 관행을 답습하지 않을 방안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다. 김 후보자는 구성원 간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수사기관의 특성상 조직의 기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과거 검찰개혁에 반대하며 내세웠던 법리적 판단에는 일부 오류를 인정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2022년 대검 형사부에서 작성한 검수완박 반대 자료를 제시하며 당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검사의 영장청구권 제한 등을 지금은 수용하는 이유를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지금 이 내용을 보니까 저희 쪽에서 말한 게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중수청장 지명을 계기로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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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이날 "수사관 개인에게 사건 처리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고, 외압을 기록으로 남기며, 수사기관 간 협의를 통해 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력 충원과 전산망 구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대책을 실제 수사에 적용하는 일은 신임 청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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