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두부까지 담합?…재계 저승사자 첫 칼끝은 '나란히 가격인상'
이달 출범한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
첫 사건으로 '먹거리' 담합 조준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동원·풀무원·샘표 등 현장조사
2018년부터 김치·두부·선물세트 등 가격 담합행위 들여다볼듯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혐의 수천억원 과징금
먹거리 세부 품목 조사 범위 좁혀…식품사 우려↑
이달 초 출범한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첫 사건으로 식품업체 가격 담합 등을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해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제조사들이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조단위 과징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서민들의 밥상 물가와 밀접한 다소비 제품군을 둘러싼 불공정 행위 여부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서다.
14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오는 20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대상 대상 close 증권정보 001680 KOSPI 현재가 17,810 전일대비 50 등락률 +0.28% 거래량 95,683 전일가 17,76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오늘의신상]출장·여행 어디서나 간편하게…종가 '볶음깍두기' 글로벌·가격·환율까지 호재…3분기 식품업계 깜짝 실적 기대 '한 알 퐁당' 코인육수가 편하네…조미료 시장 판도 흔든다 과 풀무원 풀무원 close 증권정보 017810 KOSPI 현재가 8,620 전일대비 80 등락률 +0.94% 거래량 10,145 전일가 8,54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큰맘 먹고 배달 끊고 집밥 해먹으려고 했는데"…장 보다가 가격 보고 '화들짝' 김치 고추장 파스타 배워볼까?…2030 전용 김치학교 연다 "절임 배추부터 완성 김치까지"…올가홀푸드 '김장 사전예약 프로모션'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lose 증권정보 097950 KOSPI 현재가 181,400 전일대비 1,400 등락률 -0.77% 거래량 42,548 전일가 182,80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2026국감]담합에 고개 숙인 '식품기업 대표'… 설탕·밀가루·전분당 과징금 2조원 [오늘의신상]명품쌀 '진상미' 담았다…'햇반 여주쌀밥' "큰맘 먹고 배달 끊고 집밥 해먹으려고 했는데"…장 보다가 가격 보고 '화들짝' , 동원F&B, 오뚜기 오뚜기 close 증권정보 007310 KOSPI 현재가 314,0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32% 거래량 2,925 전일가 313,00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오뚜기, 하반기 대졸 신입·외국인 유학생 채용 "큰맘 먹고 배달 끊고 집밥 해먹으려고 했는데"…장 보다가 가격 보고 '화들짝' [오늘의신상]"사과·망고 더해 강황 향 줄였다"…오뚜기 '하루강황 레몬진저샷' , 샘표 샘표 close 증권정보 007540 KOSPI 현재가 44,550 전일대비 150 등락률 -0.34% 거래량 15,906 전일가 44,70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큰맘 먹고 배달 끊고 집밥 해먹으려고 했는데"…장 보다가 가격 보고 '화들짝' 곁들임·조리 양념도 건강하게 먹는다…소스에 부는 '저당 열풍' 최후의 생명줄 라면·과자·우유도 발뺐다…홈플러스 '손절' , 사조대림 사조대림 close 증권정보 003960 KOSPI 현재가 27,150 전일대비 600 등락률 +2.26% 거래량 1,373 전일가 26,550 2026.10.14 15:30 기준 관련기사 "외식도 부담이라 집밥으로 버텼는데"…햇반·만두도 줄줄이 오른다 [오늘의신상]담가만 놔도 게장이 뚝딱…사조대림, 간장소스 2종 출시 사조그룹, 공시 첫해부터 '상생 낙제점'…하청업체 대금 절반만 현금 결제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 본사에 대규모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달 1일부로 출범한 조직으로 과거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며 '재계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공정위 조사국이 2005년 폐지된 이후 21년 만에 간판을 바꿔 다시 활동하는 것이다.
기획단은 조사 대상 업체가 2018년부터 수년간 김치와 두부, 유지류, 명절 선물세트, 즉석밥류, 장류 등 6대 핵심 가공식품 품목을 취급하면서 제품 가격을 릴레이로 인상 혹은 인하하거나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입을 맞춘 정황을 포착하고 1호 사건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와 해당 기업들은 현장조사가 진행 중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품목의 판매량 선두권 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두부의 경우 업계 1위 풀무원이 2019년 2월 국산콩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하자 두 달 뒤 CJ제일제당이 같은 카테고리 제품 가격을 9.4% 올렸다. 2021년 2월에도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비슷한 시기 두부 제품 가격을 각각 14%와 11.9% 인상했고, 이듬해 2월에는 CJ제일제당이 수입콩 두부 제품 가격을 8%, 국산콩 제품은 7% 인상하자 풀무원도 곧바로 수입콩 제품 가격을 7~8%, 일부 국산콩 제품 가격은 4.6% 각각 올렸다.
김치와 즉석밥 품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김치 시장 1위를 달리는 대상이 2020년 5월 종가집 포기김치 가격을 2016년 이후 4년 만에 5.7% 올리자, CJ제일제당도 같은 시기 비비고 포기김치 가격을 3% 인상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2022년에도 2~3월과 9~10월 두 차례에 걸쳐 비슷한 시기 김치 제품 가격을 각각 5~7%와 9.8~11%가량 올린 바 있다. 즉석밥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2018년 주력 제품 가격을 각각 7%와 9% 올린 것을 비롯해 거의 매년 비슷한 주기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 밖에 명절 선물세트와 유지류, 장류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식용유지류 업계 1·2위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은 2021년 가정용 식용유·카놀라유·올리브유 등 가격을 평균 10~20%가량 이상 인상했다. 이듬해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사조대림 등이 업소용과 가정용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 이상 올렸다. 2024년에는 CJ제일제당과 샘표가 올리브유 가격을 평균 30% 인상한 뒤 올해 상반기에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6개 주요 식용유 업체가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등 일부 가정용 제품 출고가를 3~6% 인하했다.
고추장과 된장 등 주요 장류의 가격은 2021년 CJ제일제당, 대상, 샘표 등이 고추장, 간장 출고가를 평균 7~11% 인상한 뒤 2022년 대상, CJ제일제당 등이 장류 출고가를 평균 9~13%가량 올렸다. 이듬해에도 주요 제조업체가 고추장·된장·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9~11% 인상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에도 이들 기업을 상대로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 가격 결정 과정의 담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 차례 사전 현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번 기획단 현장조사에는 이들 업체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도 조사 선상에 올랐다. 공정거래법 제46조에서 규정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는 사업자가 거래상대방 또는 그다음 단계 사업자에게 거래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따르도록 강제하는 행위다. 공정위는 이들 식품 제조사가 2020년부터 대형마트나 대리점 등 유통 채널에 특정 가격 이하로 제품을 할인해 팔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물량 공급을 끊는 등의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에 이어 공정위 조사의 칼날이 먹거리 세부 품목을 겨냥하면서 관련 제조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공식품의 경우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고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가격을 올린다"면서 "원자재와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상승해도 기업들이 최대한 손해를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담합으로 규정돼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면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담합과 관련해 설탕 제조사 3곳에 과징금 4083억원, 밀가루 제조사 7곳에 6710억원, 전분·전분당 제조사 4곳에 7476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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