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재원 5790억 중 영업현금 817억뿐
상장폐지 사유 난 채 "유증으로 갚겠다" 주장
ARS 협의 기간은 6번째 연장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채무 변제 시점을 앞당긴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주주연대가 법원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모사채 채권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면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회생법원은 제이알리츠의 ARS 협의 기간을 다음 달 13일까지로 한 달 더 연장했다. 법원이 채무자와 채권자의 자율 협의를 위해 개시 결정을 미뤄둔 것으로, 지난 4월 회생 신청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 연장이다.

제이알리츠가 지난 12일 발표한 수정안의 변제재원 5790억원 중 임대 영업에서 나오는 돈은 817억원(1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리파이낸싱과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제이알글로벌리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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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변제안 확정의 열쇠는 채권자가 쥐고 있다. 공모사채 조건 변경은 사채권자집회 결의와 법원 인가를 거쳐야 하고, 주주는 표결권 없이 의견만 낼 수 있다.


회사는 회생을 신청하기에 앞서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철회했고, 지난달에는 영국 소송에서 패소한 데 이어 감사의견 거절까지 받았다. 투자자들을 설득하려 내세웠던 전제가 거듭 무너졌음에도, 불확실성이 큰 전제 위에 수정안을 다시 세운 것이다.

주주연대 "빚내서 빚 갚는 구조"

수정안이 공개된 직후 주주 154명의 대리위원단은 서울회생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변제재원 중 신규 차입 1925억원과 주주 자금 1687억원을 합치면 62.4%"라며 "빚을 내서 빚을 갚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주주 몫으로 잡힌 금리 0%의 주주배정 전환사채 700억원과 유상증자 또는 사모사채로 조달하겠다는 987억원을 합치면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약 2333억원)의 72%에 달한다. 여기에 감사의견 거절로 이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점도 문제다. 회사가 수정안 문답에서 "상장이 폐지되면 유상증자와 주주배정 전환사채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밝힌 만큼, 활용이 불가능할 수 있는 수단이 재원의 30%가량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제이알리츠 관계자는 "지금은 상장폐지를 가정하기보다 상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의신청과 개선계획 제출, 차기 사업연도 감사 등을 통해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각자도생 제이알리츠]채권자는 "안전장치부터" 주주는 "리츠 소멸"…제이알리츠 수정안 논란 원본보기 아이콘

주주연대는 운용사의 이해충돌도 문제 삼고 있다. 회사가 문답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관리인은 자산관리회사와의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제3자를 선임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제이알투자운용 입장에서는 절차 개시가 곧 위탁계약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 매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답했지만, 매각보수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회사 "파이낸스타워 11억유로 가치 전제"

담보 가정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리파이낸싱 후 담보인정비율(LTV)을 57.3%, 63.6%로 제시했는데, 이를 역산하면 감정가를 약 11억유로로 잡은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고등법원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현지 대주단 감정가 9억2000만유로를 적용할 경우 2029년 말 LTV는 76.1%로, 현 대출의 디폴트 기준인 65%를 넘어선다. 회사가 내년부터 임대료를 20% 내려 2046년까지 묶는 임대차 연장을 전제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대료는 깎으면서 감정가는 오른다는 계산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파이낸스타워에 적용되던 11억유로 수준의 가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JLL이 9억2000만유로로 저평가한 적이 있지만, 영국 법원에서도 부실한 감정평가로 지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8일 영국 고등법원 상사법원이 회사 측이 낸 소송을 기각하면서, JLL의 감정가 자체는 유효하다고 인정됐고 캐시트랩(현금유보) 또한 그대로 유지됐다.


회사는 사모사채 금리를 연 0%로 가정했고, 수정안에는 "차입과 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부채비율 재무약정 적용을 완제 시까지 배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각자도생 제이알리츠]채권자는 "안전장치부터" 주주는 "리츠 소멸"…제이알리츠 수정안 논란 원본보기 아이콘

채권자들 "보호장치부터 마련해야"

공모사채 채권자들 쪽에서도 수정안을 향한 지적이 잇따른다.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요구는 안전장치다. 2029년 말까지 원금을 다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보호 수단이 없으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채권자 카페의 한 운영진은 "현재 변제계획은 빠르지도, 충분히 안전하지도 않다"며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매각 일정을 앞당기거나 회생절차로 넘어가는 방안을 비교해 보자고 적었다.


변제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절차가 더 남아 있다. 공모사채는 회차별로 각각 사채권자집회를 열어야 하고, 상법상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총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기관 채권자는 집회 대상이 아니라 개별 협의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회사는 이사회 결의를 앞두고 있다며 집회 시기를 다음 달로 예상했다. 가결과 법원 인가를 제때 마치지 못하면 ARS 협의 기간이 또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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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대는 의견서를 통해 "채권자의 정당한 회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채권자의 회수 속도를 위해 리츠 자체를 소멸의 길로 내모는 것은 채무자회생법이 예정한 회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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