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의 23일 만에 후임 인선
청와대 쇄신 핵심 인사 마무리
국회·정부 두루 거친 경제관료 발탁
정책 실행력·당정청 협력 강화 포석
인사검증 실패·여권 내부 갈등 수습 과제
정무적 조정 능력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3선 의원 출신의 '전략통' 강훈식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조세행정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 임광현 국세청장을 발탁한 것은 정책 실행력과 국민 체감도를 높여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인물을 청와대 참모진의 정점에 세워 당정청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잇따른 인사·정책 혼선으로 약화된 국정 조정 기능을 복원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전임자인 강훈식 비서실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전임자인 강훈식 비서실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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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임 국세청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 신임 비서실장은 15일부터 청와대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499일 만(15일 기준)에 바통을 넘기게 된 강 실장은 임 신임 실장에 대해 "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무감각을 겸비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간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강 실장이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이다. 당시 강 실장은 국정 지지율 하락과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 등 인사 논란에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곧바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후임 인선을 숙고해 왔다.


이번 인선에서 주목되는 점은 임 신임 실장의 이력이다. 행정고시 38회 출신인 임 신임 실장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과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을 거친 정통 세무 관료다. 특히 국세청 내 조사국장만 여섯 차례 역임해 대표적인 조사통으로도 평가를 받았다. 2024년 민주당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2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원내부대표와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등을 지냈다. 국회에선 기획재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에 부합하는 세제 정책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이에 강 실장이 선거전략과 정무 조율에 강점을 지닌 정치인으로 정부 출범과 청와대 조직의 안착에 주력했다면 임 신임 실장은 행정 현장에서 축적한 정책 집행 경험에 국회에서 익힌 정무 감각을 결합할 수 있는 인물이다. 청와대가 임 실장의 국회 경험과 조세 정의 확립에 기여한 이력을 동시에 강조한 것도 이러한 판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초 후임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이 대통령과 가까운 현역 의원이나 국정 경험이 풍부한 원외 중진 정치인들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임 실장의 발탁은 예상 밖의 선택에 가깝다. 현역 의원을 차출할 경우 의원직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이 발생하지만, 이미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은 임 실장은 이러한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정무적 중량감 못지않게 전문성과 정책 실행 경험을 중시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인선으로 청와대 내 정책·정무 지휘체계도 재정비를 마치게 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후임으로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을 승진 기용하고, 경제성장수석에는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을 임명했다.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인선을 잇달아 마무리하면서 국정운영 체제를 새롭게 정비한 셈이다.


하 실장은 경제성장·양극화해소·사회정책의 연계를 책임진다면 임 실장은 청와대 조직 전반을 총괄하면서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당정청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성장률이나 투자 확대 등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을 넘어 주거·일자리·복지 등 국민 생활의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 두 실장에게 주어진 공통 과제다. 여기에 임 실장은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면서 청와대 인사검증 부실 논란 등을 수습하고 청와대 내부의 의사결정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과 입장하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과 입장하고 있다. 2026.10.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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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여권 내부의 갈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최근 검찰개혁과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등을 둘러싸고 이 대통령과 여권 강경파의 시각 차이가 표면화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요 정치적 논쟁에 직접 개입하는 반도까지 높아지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정무적 조정 기능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회 경험이 짧은 임 실장이 진영 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대통령에게 필요한 직언까지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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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신임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 내는 것이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국민의 하루하루가 절박한 만큼 청와대의 하루도 절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사 쇄신을 실질적인 국정 성과로 연결하고, 대통령의 강한 국정 주도력을 당정청의 안정적인 협력으로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새 비서실장 체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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