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숫자·'제로' 표기 기준 없어"

비알코올 음료의 알코올 함량 표기 기준이 불명확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4~2025년 관련 제품에 대한 사후 검사도 한 차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0.0%' 등 알코올이 없다는 인상을 주는 표기가 알코올 함유 제품에도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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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알코올·비알코올 음료는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별도의 사전 검사·검증 제도가 없다. 식약처는 2024년과 2025년 사후 검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는 '0.0%'·'0.00%' 등 숫자 표기나 '제로' 표기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비알코올' 등의 표시를 할 수 있어 알코올이 소량 함유된 제품도 소비자가 알코올이 없는 음료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게 남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2023년 식약처 검사에서는 제품명에 '0.0'을 표기한 5개 제품 모두에서 알코올이 검출됐다. '벨노르망디 논알콜 스파클링 로즈애플'은 0.152%, '호가든 프룻브루 로제 0.0'은 0.113%,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은 0.100%였다. '호가든 0.0'과 '카스 0.0'에서도 각각 0.040%, 0.025%의 알코올이 나왔다.

알코올 함유 사실을 알리는 표시 기준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기준은 '에탄올 1% 미만 함유, 성인용' 문구를 '비알코올' 표시와 같은 크기로 바탕색과 구분되게 쓰도록 하고 있지만, 최소 글자 크기와 표시 위치는 정하지 않고 있다. 제품 전면에는 '0.0' 등을 크게 표시하면서 알코올 함유 문구는 측면이나 뒷면에 작게 표기할 수 있는 구조다.


해외와 비교해도 표시 기준에 차이가 있다. 남 의원에 따르면 미국은 맥아음료에 '0.0%'를 표시하려면 알코올이 전혀 없어야 하며, '논알코올' 표시는 알코올 함량 0.5% 미만 제품에 허용한다. 유럽연합(EU)도 2026년 개정 규정에서 와인의 '0.0%' 표기 기준을 알코올 함량 0.05% 이하로 정했다.


비알코올 음료의 미성년자 판매를 제한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알코올 함량 1도 미만 음료는 주세법상 주류에 해당하지 않아 일반식품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임산부 주의 표시와 관련해서도 별도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남 의원은 "사전 검증은 기업에 맡기고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는 표기는 방치하면서 사후 검증까지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소비자 보호 책임 방기"라며 "주류 기업을 배려하기보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표시 방침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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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식약처에 비알코올 명칭 변경 검토와 숫자·'제로' 표기 기준 마련, 알코올 함유 문구의 최소 글자 크기 및 표시 위치 규정 신설, 미성년자 판매 규정 마련, 임산부 주의 표시 도입 검토 등을 촉구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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