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구가 콘솔 게임기 복제
에뮬레이터로 만들어 무단 공유돼
콘솔 게임 산업 '냅스터 충격' 전망도

편집자주AI, 반도체, 통신,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나 생소한 기술 이야기를 쉽게 풀어 전해 드립니다

오늘날 게임 산업은 크게 PC, 모바일, 콘솔 등 세 갈래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콘솔은 닌텐도 스위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등 세 대기업이 평정하고 있지요. 이들은 자체 유통하는 게임을 구동할 콘솔 게임기를 직접 제작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콘솔 게임 시장의 오랜 비즈니스 모델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AI 코딩 도구가 게임기를 복제하는 프로그램인 '에뮬레이터(Emulator)' 개발 속도를 증폭한 탓입니다.

하드웨어를 프로그램으로 모방한 '가상 게임기'


게임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게임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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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뮬레이터는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특정 전자기기를 가상화해 다른 컴퓨터 내부에 설치해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옛날 게임기 안에서 돌아가던 게임을 PC로도 다운로드받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에뮬레이터입니다.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의 경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환경을 PC 안으로 옮겨 실행할 수 있게 해주지요.


게임 업계에는 오래전부터 에뮬레이터가 존재했으며, 특히 이미 생산이 중단되거나 저작권이 사라진 고전 게임을 보존할 때 유용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에뮬레이터는 '마메(MAME)'입니다. 옛 오락실 게임기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오픈소스 에뮬레이터이지요.

AI 때문에 최신 게임기 복제 길 열려


에뮬레이터는 일반 PC로 다른 전자기기의 개발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악용되면 무단 복제품을 유통하는데 쓰일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사진은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의 에뮬레이터. 구글 홈페이지

에뮬레이터는 일반 PC로 다른 전자기기의 개발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악용되면 무단 복제품을 유통하는데 쓰일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사진은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의 에뮬레이터. 구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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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들어 MS, 소니, 닌텐도 등이 개발하는 최첨단 콘솔 게임기 에뮬레이터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수십년 전 만들어진 오락실 게임기는 복제하기 쉽습니다. 그때는 중앙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장치가 매우 간단했기 때문에 이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반면 최신 게임기는 대부분 AMD나 엔비디아의 최신 세대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탑재하며, 온갖 고급 기능과 암호화 프로그램이 딸려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에뮬레이터 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게 여겨졌지요.


그러나 AI가 상황을 바꿨습니다. 에뮬레이터 개발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디컴파일(컴퓨터의 기계어를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일반 소스 코드로 되돌리는 과정) 작업을 AI가 대신 수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즉, 해독 불가능했던 콘솔 게임기의 복잡한 프로그램 설계가 조금씩 모두에게 드러나기 시작한 겁니다.


수십조 콘솔 게임기 시장에 피해 줄까


1999년 개발된 음원 파일 공유 프로그램 냅스터의 인기로 한때 글로벌 음반 시장이 붕괴할 뻔했으며, 이로 인해 디지털 저작권 개념이 정립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1999년 개발된 음원 파일 공유 프로그램 냅스터의 인기로 한때 글로벌 음반 시장이 붕괴할 뻔했으며, 이로 인해 디지털 저작권 개념이 정립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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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레딧, 디스코드 등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엑스박스, PS 등 최신 게임기의 기능을 일부 구현한 에뮬레이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게임기 본체를 완전히 구현한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지만, 최신 게임기 복제가 가능해졌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겁니다.


닌텐도, 엑스박스, PS 등은 우선 고객에게 고가의 게임기를 판매하고, 해당 게임기 안에서 구동되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시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입니다. 콘솔 게임기라는 장벽이 무너지면 이들의 사업 모델도 붕괴할 위험이 있습니다.


미국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는 지난 7일(현지시간) AI로 만든 에뮬레이터가 게임 산업에 '냅스터 충격'급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냅스터는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미국에서 설립된 음원 공유 사이트였습니다. 음반의 MP3 파일을 보유한 이용자들을 중개해, 사실상 모든 음악을 무료로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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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스터는 삽시간에 8000만명 넘는 글로벌 이용자들을 모으며 거대 사이트로 불어났지만, 음반 CD를 판매하던 제작사와 작곡가, 가수들은 시장 붕괴급 쇼크를 겪었습니다. 이후 냅스터는 수많은 음반 제작사, 유명 가수들과 소송전을 치른 끝에 패소해 무료 서비스를 종료했고, 미국 시장에는 디지털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확립됐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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