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등 이상 동기 범죄 244건 분석했더니…가해자 80% 전과 있었다
이상동기 범죄 분석 대상 80.3% 전과 보유
경찰·교정·보호관찰 협력 강조
인천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출소자가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치면서 고위험 범죄자의 재범 예방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상 동기 범죄 가해자의 상당수가 과거 범죄 전력을 보유했다는 연구 결과는 처벌 이후에도 위험도에 따른 관리와 치료를 이어가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14일 연합뉴스는 한국형사·법무 정책연구원이 2024년 12월 발간한 '이상 동기 범죄 예방 및 가해자 관리체계 개선방안'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일어난 이상 동기 범죄 사건 244건에서 전과가 있는 가해자가 196명으로 전체의 80.3%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분석 대상은 2019∼2024년 1심 선고 사건 가운데 연구진이 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한 244건이다.
먼저 이상 동기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관련성이 없고,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며 범행 양상이 과도하거나 비정상적인 범죄를 말한다. 전과가 16건 이상인 가해자도 53명(21.7%)에 달했다. 이전에도 이상 동기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가해자는 107명(43.9%)으로 집계됐다.
전날 일어난 인천 이상 동기 범죄 사건의 피의자 A씨(59) 또한 과거 살인미수 혐의로 복역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다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발찌 착용 중 외출 제한 시간을 어겨 벌금형을 받았고, 지난달에도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대상 10명 중 8명 전과…동종 범죄 전력도 43.9%
이 같은 분석은 재범을 예방하려면 반복적인 범죄 이력과 개별 위험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해당 연구에서 연구진은 출소자 관리의 초점을 재범 예방에 맞추고, 여러 기관이 협력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사회에서 관리가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한 뒤 위험 수준에 따라 관리 강도와 담당 기관, 지원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과 교정기관, 보호관찰소가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역사회 의료·복지기관의 치료와 재활 지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수사 단계부터 위험성 평가와 전문가 의견 조회를 실시하고, 재범 위험이 높은 대상자의 정보를 형사절차 전반에서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빨리빨리 한국, 긁힐 만하네" 1위에서 22위로 추락…베트남·태국에도 밀렸다
해외 사례로는 영국의 다기관 공공 보호 협력체계인 'MAPPA'가 소개됐다. 경찰·교도소·보호 관찰기관이 통합정보시스템으로 위험도와 관리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 치료와 주거·고용 지원을 연계하는 체계다. 보고서는 장기 실업과 사회적 고립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만성분노형 63.1%…가해자 특성에 맞춘 치료 필요
가해자의 특성과 위험 요인에 맞춘 치료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 가해자를 만성분노형·정신질환형·현실불만형으로 구분했다. 244명 가운데 만성분노형이 154명(63.1%)으로 가장 많았고, 정신질환형 66명(27.0%), 현실불만형 24명 순이었다. 정신질환형으로 분류된 가해자의 83.3%는 정신과적 치료 경험이 있었다. 만성분노형과 현실불만형에서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 중독·남용이 확인된 비율은 각각 63.2%, 62.5%였다.
연구진은 치료가 필요한 가해자에게 범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벌금형만 선고하면 범죄 유발 요인이 개선되지 않은 채 범행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과 알코올·약물 문제 등 유형별 위험 요인에 대응하는 치료와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이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해서는 정신감정을 확대하고 치료감호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교정시설 안에서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도록 정신 의료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사건 프로파일러 3명 투입…범행 동기 조사
한편 인천 남동경찰서는 14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한 A씨를 조사하면서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천경찰청 소속뿐 아니라 다른 지방청의 전문인력도 지원받아 A씨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범행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40분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이용객 8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양손에 흉기를 쥐고 테이프로 고정한 상태로 일면식 없는 이용객들을 공격했으며, 시민들이 의자를 던져 제압했다.
피해자 가운데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수술받았다. 다른 20~50대 남녀 7명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