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알래스카 유세 지원 연설
"한국, 500억달러 알래스카에 투자
대만도 20년간 천연가스 30% 구매"
韓정부 "상업적 합리성 확인돼야"
대만 '투자 확정' 관련 입장 확인 안돼
美여론조사 "트럼프, 사익 우선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정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44억달러(약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 결집이 절실해지자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해외 동맹국들의 투자 계획까지 총동원해 정치적 성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알래스카에 500억달러 투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8시 반께 알래스카주 와실라에서 열린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한국은 알래스카에 500억달러(약 6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설리번 의원이 이를 도왔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대만에 대해서도 "엄청난 돈을 벌었다"면서 "향후 20년간 해당 파이프라인에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30%를 구매하고, 사업 개발에 4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등과 동행했다.
앞서 백악관도 한국의 대미 투자 성과를 과장해 홍보했다. 이날 첫 공식 브리핑에 나선 케이티 재커라이어 신임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에 앞서 투자 유치 성과를 설명하며 한국의 대미 에너지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최대 2000억달러 규모의 한국 에너지 투자 패키지도 공개했다"며 "놀라운 합의"라고 평가했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세부 사업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그는 "여기에는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을 위한 최대 1200억달러가 포함된다"며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 연료를 공급하고 동맹국에 판매하기 위한 알래스카 LNG 가스관 및 터미널과 관련된 540억달러, 텍사스주 6기가와트(GW) 규모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위한 223억달러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국의 54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과 투자 조건 등을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로 대만도 한국과 비슷한 처지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44억달러의 사업 개발 투자금 등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대만 정부가 동의한 내용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만 국영 에너지기업 CPC는 지난해 3월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LNG 구매 및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당시에는 연간 600만t의 LNG를 20년간 구매하고 지분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였다.
알래스카에서 승기 잡기 위해 총력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국과 대만의 투자 계획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은 중간선거를 앞둔 알래스카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설리번 의원은 다음 달 3일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데 민주당 소속 메리 펠톨라 전 연방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알래스카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레드 스테이트'로 꼽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설리번 의원을 돕기 위해 워싱턴 D.C.에서 와실라까지 3400마일(약 5472㎞)을 비행기로 이동했다면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시급하게 핵심 지지층을 결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와실라는 알래스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Tea Party)의 대모를 자처하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공화당은 알래스카와 텍사스 등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위협하는 기존의 '텃밭'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실상 당 차원의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달 동안 텍사스를 3차례 방문했으며,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텍사스를 재차 방문해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를 상대로 고전하는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지원했다. 밴스 부통령은 텍사스로 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공화당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역사적 추세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미 중간선거는 '여당의 무덤'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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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익보다 사익을 우선시 한다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날(13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익보다 자신과 측근의 사업상 이익을 중시한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55%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사업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봤으며, 18%는 불법은 아니지만 비윤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말 미국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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