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비전문 인력 팽창 우려
단기교육으로 전문성 한계
노동자 권리구제 지연 가능성도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3년간 유지돼 온 검사 지휘하의 근로감독관 체제가 해체되면서 전국 5100여 명의 노동감독관이 독자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사 권한은 커진 반면 전문성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전담 교육기관 설립에 나섰고, 국회에서는 검사의 사전 수사지휘권을 되살리려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14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가칭 '노동수사교육센터'를 조기에 개원하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내 사무실을 리모델링해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 편성된 43억원 규모의 교육기관 신설 예산을 활용해 우선 교육센터를 열고, 중장기적으로 별도 교육시설을 갖춘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노동부가 교육기관 설립을 서두르는 것은 노동감독관이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판단해야 할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사전 수사지휘권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전국 노동감독관 5131명은 범죄를 인지하거나 강제수사에 착수할 때 검사에게 미리 보고하지 않고 소속 지방노동관서의 내부 결재를 거쳐 사건을 처리하게 됐다.
문제는 연말부터 30인 미만 사업장 감독권을 17개 시·도 지자체(지방노동감독관)에 이양하기로 하면서 비전문 인력 팽창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노동감독관 중 전문 노동지식을 갖춘 변호사나 공인노무사 자격 인력은 1%에 미치지 못한다.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는 사전 법리 검토라는 사법 완충 장치가 사라지면서 수사 지연과 과잉 수사가 동시에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초동 수사의 법리적 완결성이 떨어질 경우 검찰 송치 이후 대규모 '보완수사 요구'로 이어져 임금체불 등 노동자의 권리구제가 기약 없이 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부 실적주의까지 맞물릴 경우 영세 사업장을 겨냥한 무리한 입건이나 과잉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028년까지 노동감독관을 8000명 수준으로 증원하고 수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부는 이번 주부터 8주간 신규감독관 교육과정을 시작했지만, 단기 교육만으로 형사소송법과 복잡한 노동 판례를 숙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간 교육만으로 노동감독관이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 공백까지 메우기는 큰 부담"이라며 "법 개정으로 근로자가 수사 과정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도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불안감이 커지자 국회는 즉각적으로 입법 제동을 걸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사전 수사지휘권을 복원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제245조의10)을 대표 발의했다. 정규 형사법 교육을 거치지 않은 일반 행정공무원으로 구성돼 법리 판단과 적법절차 준수 역량의 편차가 크다는 이유다. 김 의원은 "특사경은 노동 등 특수 행정 영역의 범죄 수사를 담당한다"며 "사전 수사지휘권을 복원해 수사의 전문성과 법적 통제를 담보하고 공정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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