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30% 빼는 비만약 시대…환자별 '목표 체중' 정해야"
토마스 섹 일라이 릴리 수석부사장
"혈당·혈압처럼 비만도 목표치 필요"
먹는 약·아밀린 등 차세대 대안 소개
"당뇨병엔 혈당, 고혈압엔 혈압 목표치가 있지만 비만엔 아직 없습니다. 약으로 체중을 30%까지 줄이는 시대가 온 만큼 환자마다 얼마나 빼야 하는지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토마스 섹 일라이 릴리 심혈관대사질환 임상개발 총괄 수석부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체중 감량폭이 커진 만큼 이제는 환자별 치료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당뇨병은 혈압·혈당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약을 조절하고 이후 유지한다. 하지만 비만은 이런 기준이 없어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올려 쓰는 경우가 많다. 섹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약으로 체중을 5% 안팎밖에 줄이지 못해 목표를 따질 여지가 없었다"며 "감량폭이 20~30%에 이르는 지금은 어떤 환자가 얼마나 빼야 하는지 알려줄 데이터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토마스 섹 일라이 릴리 심혈관대사질환 임상개발 총괄 수석부사장이 1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목표치가 없으면 감량 이후 치료 방향을 정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섹 부사장에 따르면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 유지 임상에서는 최대 용량을 유지한 환자군이 약 22%, 5㎎으로 낮춘 환자군이 약 17%의 감량 효과를 유지했다. 어느 용량까지 낮춰도 되는지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판단할 기준은 아직 없다. 그는 "목표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실제 건강 결과와 연결하는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며 "의료진과 환자, 정책 결정권자의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비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만 치료제가 아직 풀지 못한 과제로 투약 부담과 내약성, 감량폭, 근육 손실을 꼽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400개 이상의 비만 치료제 임상이 이런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섹 부사장은 과제별 대안으로 릴리의 차세대 후보물질들을 소개했다. 투약 부담을 줄일 대안으로는 먹는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미국 제품명 파운다요)을 언급했다.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흡수율이 1% 안팎이고 복용 뒤 30분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오포글리프론은 저분자 화합물이라 흡수율이 높고 복용 제약이 없다. 3상에서는 최고 용량 기준 체중을 12.4% 줄였다.
체중 감량폭은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위 억제 펩타이드(GIP)에 글루카곤 수용체까지 자극하는 주 1회 주사제다. 올해 발표된 3상에서 80주간 체중을 약 28%, 2년간 약 30% 줄였다. 섹 부사장은 "상당수 환자가 비만은 물론 과체중 기준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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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약성 개선 후보로는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엘로랄린타이드를 꼽았다. 2상에서 체중을 15~16% 줄였다. 섹 부사장은 "기존 GLP-1 계열보다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진행 중인 3상에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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