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본색 드러낸 신현송…"물가 잡힐 때까지 긴축 유지"(종합)
IMF 연차총회서 긴축 기조 재확인
AI 호황·중동 전쟁 맞물려 물가 압력 가중
물가 안정이 취약계층 돕는 효과적 방법
원화 추가 절상도 바람직…내수·수출 불균형 완화
물가·환율·금융안정 모두 '긴축' 뒷받침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인공지능(AI) 호황과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데 이어 물가 안정에 통화정책의 무게를 실은 것이다. 원화 가치의 추가 절상이 내수와 수출 부문의 불균형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신현송(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1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에서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IMF 유튜브
비용·수요 모두 물가 압력 키워…"당분간 한은 목표 수준 넘어설 것"
신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에서 'AI 호황, 중동전쟁과 한국 통화정책의 도전'을 주제로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대담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총재는 한국 경제가 AI 호황과 중동 전쟁이라는 두 요인이 맞물리는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3%를 언급하며 "AI 호황의 긍정적 효과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훨씬 압도하며 3.3%라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 측면에서는 두 요인의 결합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실제로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고유가에 따른) 비용 인상 압력도 있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요 견인 압력도 작용한다"며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한은의 목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적절한 시기에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호황으로 세수 증대, 이면엔 'K자형 경제'…"물가 안정, 취약계층 돕는 효과적 방법"
신 총재는 AI 호황이 투자 확대와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 혜택이 IT 대기업 등에 집중되면서 산업·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그에 따른 수출 호조로 한국 정부는 세수가 크게 늘어나는 재정적 혜택을 얻었다"며 "내년 세수 추정치는 올해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2026년 추경예산 기준 415조4000억원보다 40.7% 많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30일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78조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최신 전망치와 비교한 증가율은 약 22%다.
다만 성장의 혜택이 경제 전반에 고르게 확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 총재는 "IT 부문의 기업들은 호황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지만, 그렇지 못한 아주 광범위한 산업 부문들이 존재한다"며 "지역별로도, 산업 부문별로도 격차가 상당해서 경제 전반에 K자형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으로 물가 안정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소득 하위 20% 가구는 소득의 32%를 식품과 에너지에 지출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취약계층을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물가·환율·금융안정 모두 '긴축' 뒷받침…"원화 추가 절상 바람직"
신 총재는 물가 안정과 환율, 금융안정이라는 세 가지 정책 과제가 모두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측면에서는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환율이 하락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여 대외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한다"며 "원화 가치 절상은 균형의 추를 내수 경제 쪽으로 좀 더 이동시켰고, K자형 경제 상황 완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고려할 때 추가 절상 여지가 있으며 일정 부분 더 절상되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환율 역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높은 금리가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재정정책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며 "재정자원을 동원해 가장 심각한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채무 의무를 조정할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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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금융불균형이 누적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터진 후 사후 수습은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여파도 오래 지속된다"며 "물가를 확실히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일관되게 운용하면 금융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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