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배 유혹에"…반도체 검사 핵심 기술 해외 유출 덜미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피해 기업 전직 임직원 3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반도체 메모리 검사에 사용되는 '프로브카드' 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프로브카드 세계시장 규모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술 유출에 따른 피해 기업의 연간 매출 손실은 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식재산처(지재처) 기술유출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과 대전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2부는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A기업의 전직 직원 B씨(45)를 구속기소하고, 같은 기업의 전직 직원 C씨(40)와 D씨(40)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술경찰에 따르면 B씨 등은 2023년 11월~올해 2월 A기업의 현지 유통을 담당하는 유통기업과 공모해 해외에서 제조 기업을 설립한 후 A기업에서 유출한 프로브카드 기술 설계도면과 자료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B·C·D씨는 기존 연봉의 2배를 제시한 A기업 전직 임원 E씨(58)의 유혹에 넘어가 2023년 11월 해외 제조 기업으로 이직했다. 이후 A기업에서 빼돌린 프로브카드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시제품을 지난해 12월 해외에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의 불량 여부를 웨이퍼 상태에서 검사하는 반도체 검사 핵심 장비다. A기업은 프로브카드의 국산화에 성공한 데 이어 HBM 검사용 장비를 개발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특히 프로브카드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3년 7587억원, 2024년 1조585억원, 2025년 1조1749억원 등으로 해마다 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1조34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 규모도 2023년 3864억원에서 올해 92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기술유출에 따른 A기업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경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지난해 7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국가정보원과 공조로 수사를 이어가던 과정에서 B씨 등이 설립한 해외 제조 기업이 조달·설계 등을 목적으로 국내 공급망을 이용하는 정황을 포착, 국내 설계기업을 압수수색해 B씨 등이 사용한 A기업의 설계도면 및 기술 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술경찰은 B씨를 구속기소 의견, C씨와 D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인터폴에 주범 E씨를 적색수배 요청했다. E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하면서 수사를 회피하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기술경찰이 해외 기술유출 사범을 적발하고, 공소청이 기소한 '제1호' 사건이다. 지재처는 검찰청의 공소처 전환 등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는 과정에서 공소처와 협조체계를 유지해 수사와 기소를 진행했다.
정연우 지재처 차장은 "기업의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면 돌이킬 수 없고,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며 "기술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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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재처는 해외 기술유출 사범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범행에 가담한 해외기업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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