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에 사임 요구
트럼프 장남의 약혼녀이자 정치적 측근
전용기 편의 제공 등 각종 의혹 불거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적절한 처신 의혹에 휩싸인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길포일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전 약혼녀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과 정치자금 모금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13일(현지시간 )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이티 자카리아 신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길포일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길포일 대사는 재임 중 기업으로부터 전용기 편의를 제공받고 해당 기업의 사업을 홍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에게 신용카드 대금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대신 갚아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의혹이 처음 보도된 이후 길포일 대사와 직접 대화한 적이 없다며 "보도된 내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포일 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대사직 수행이 끝날 수 있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를 대표할 특별한 영광을 맡겨준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근이자, 장남의 전 여친…그리스에서 논란
길포일 대사는 연방 검사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측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설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수년간 약혼 관계를 유지했으나 2024년 결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길포일을 주그리스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외교 관례를 잘 아는 한 외교관은 길포일 대사와 관련해 FT에 "외교 의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며 "전용기를 타고 부임하는 것도, 신임장을 제출하기 전에 공식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길포일 대사 임명 당시 일부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리스에서도 정치적으로 측근이 대사로 임명된 사례가 있었지만, 길포이처럼 유명인 출신인 경우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부터 길포일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관해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길포일 대사가 그리스 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밀접하게 교류했다는 의혹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그리스 현지에서는 길포일 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던 인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FT에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사진들이 얼마나 빠르게 삭제되고 있는지가 이곳의 농담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 감찰관실은 길포일 대사의 처신에 관해 조사에 착수했다. 길포일 대사는 이날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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