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 투입한 위성, 제작 5년 만에 발사 전망…해외 발사체 의존 한계
3000억 드론 특화단지 용역 6일 만에 중단…임기제 공무원 17명 중도 퇴직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지만, 37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는 여전히 지상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년 제작을 마친 위성의 발사 일정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완성 후 약 5년 만에 우주로 향하게 됐다.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3000억원 규모의 드론 특화단지 조성사업은 용역 계약 6일 만에 중단됐고,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채용한 임기제 공무원 17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 한국 우주개발의 기술적 과제뿐 아니라 사업 관리와 조직 운영의 문제까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2022년 제작을 마쳤지만 해외 발사체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발사되지 못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년 제작을 마쳤지만 해외 발사체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발사되지 못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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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우주항공청 국정감사에서는 위성 발사 지연과 발사체 기술개발, 연구시설 운영, 전문인력 관리 등 우주개발 정책 전반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아리랑 6호는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 위성이다. 그러나 해외 발사체를 이용하기로 한 일정이 거듭 연기되면서 제작을 마치고도 임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리랑 6호 발사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과 보상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발사가 늦어지면서 약 3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해외 발사 계약에 따른 책임 문제를 따져 물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관련 보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아리랑 6호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관리·점검 중이며, 발사 목표 시점은 2027년 2분기다. 국내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더라도 위성의 무게와 목표 궤도, 발사 일정 등 임무 조건에 따라 해외 발사체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3000억 드론 사업 차질…임기제 17명 중도 퇴직


우주청의 사업 관리 문제도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00억원 규모의 드론 특화단지 조성사업이 지난해 5월 28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6일 만에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당초 예정했던 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초 경남 창원교도소 부지 약 11만9000㎡를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부지 확보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용역을 발주했다는 지적이다. 국감에서는 창원시의 공식 사업계획과 입지 타당성 검토, 법무부와의 사전 협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지난해 관련 예산 2억원 가운데 실제 집행액은 9600만원으로 집행률이 48%에 그쳤다는 점도 따졌다. 우주청은 기존 용역 계약을 해지하고 올해 2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사업 대상지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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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청장은 "사업 집행하는 데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들을 시정하고 앞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인력 이탈 문제도 불거졌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우주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개청 이후 임기제 공무원 17명이 중도 퇴직했으며, 이 가운데 12명은 올해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무원 2명을 포함한 16명은 근무 기간이 2년도 되지 않았다.


우주청은 민간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 일반 부처와 다른 채용·보수 특례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도 퇴직 원인을 기관 차원에서 분석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 청장은 임기제 공무원의 고용 기간이 3년 또는 5년으로 제한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규직이나 더 나은 조건을 제안받아 민간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청은 퇴직 원인을 분석하고 인력 관리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가우주위원회의 운영 체계도 문제로 지목됐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회 지원 인력이 3명에 불과하고, 의결 안건 12건 가운데 11건이 장관급 정부위원의 직접 참석 없이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지원 조직과 위상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설 사무국 설치 등 개선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사용 발사체·위성통신망 과제…노후 연구시설도 지적


우주개발의 기술적 과제도 잇따라 제기됐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2035년까지 추진하는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계획과 관련해 국내 발사체의 수송능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128기에서 최대 512기의 위성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발사 역량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우주청 분석에 따르면 2033~2035년 차세대발사체의 발사 가능 횟수는 7회로, 약 62기의 위성만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오 청장은 "현재 계획하는 누리호와 차세대발사체로는 저궤도 위성통신망의 첫 단계를 다 발사할 수 없다"며 "해외 발사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항우연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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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발사체 기술개발과 관련해서는 예산 확보 문제가 제기됐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추진하려던 재사용 발사체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이 국방 분야 사업과의 중복 문제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검토된 사업 규모는 약 50억원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엔진 제어와 장수명 경량 밸브, 추력방향 제어 등의 기술개발이 포함돼 있었다. 김 의원은 국방 분야의 엔진 연구와 민간 우주발사체의 재사용 기술은 목적과 적용 분야가 다른 만큼 중복 여부를 세밀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관련 기술개발 예산을 별도로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자체는 추진 중이며, 재사용 발사체의 시스템 설계를 마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예산 투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국내 발사체 엔진의 성능과 발사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해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시설의 노후화와 운영 여건도 도마에 올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추진시험동이 1996년 구축된 시설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전력 사용 부담으로 연구진이 야간과 주말에 시험을 진행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시설 개선과 운영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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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연구시설 운영을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진의 안전과 시험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시설 개선과 운영 여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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