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는 안판다"…이재현 회장의 꿈 'K-미식' 완성한 증류주
CJ제일제당 선보인 K증류주 '자리'
국내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 납품 안해
해외 시장 정조준…美 '한식 다이닝' 승부수
"전 세계인이 매달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겠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30년 전 품었던 원대한 꿈이 마침표를 찍었다. 한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CJ제일제당이 국내 양조장과 손잡고 만든 증류주 '자리(jari)'가 한식 경험을 완성하면서다.
15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 7월 선보인 자리 '문배술 24'와 '가무치 24', '문배술 41'은 국내에서 CJ가 운영하는 외식 사업장에서만 취급한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채널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자리는 정식당(미슐랭 3스타)과 주옥(2스타), 서울살롱, Niku X, 호족반 LA 등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식 파인다이닝과 캐주얼 다이닝에서만 판매한다.
'자리'로 K-미식 경험 완성… 이재현 회장 의중 담겨
이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식당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미슐랭 가이드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미식계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한식과 페어링이 가능한 술로 자리를 선보인 것이다.
이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한식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함께 곁들일 술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대표적인 술인 소주는 한식 다이닝에서 제공되는 음식과 페어링의 한계가 있고,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은 데다 당도가 높아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단점으로 한식 다이닝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에 비비고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전파한 'K-미식'의 경험을 자리로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자리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미래기획그룹장이 출시 행사장에 직접 나설 정도로 CJ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올해 5월에는 PGA 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 바이런 넬슨(THE CJ CUP Byron Nelson)'에서 자리를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리미엄 K 증류주'… 새 카테고리로 美 시장 공략
CJ제일제당은 원주의 지역 양조장과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브랜딩 역량을 결합해 '프리미엄 한국 증류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전국 100여 곳의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한국 증류주의 가능성을 보여줄 원액을 발굴했다. 직접 술을 증류하는 대신 지역 양조장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원주와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고 이를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리 문배술은 5대에 걸쳐 전수된 전통 제조법을 지켜온 국가무형유산 문배술을 옹기에서 사계절 숙성한 제품이다. 자리 가무치는 전통 쌀 소주를 현대적인 증류 방식으로 재해석한 가무치소주를 옹기 숙성했다. CJ제일제당은 문배주와 가무치소주를 생산하는 문배주양조원, 다농바이오와 협업을 맺고 충남 논산시에 구축한 전용 시설에서 각각의 원주를 바탕으로 숙성·블렌딩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리를 칵테일로 활용해 한식의 경험을 완성할 수 있는 방향에 방점을 찍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리를 출시하기에 앞서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며 K-증류주의 가능성을 꾸준히 검증해 왔다"며 "기존 저가 희석식 소주와 경쟁하기보다 한국 증류주만의 고유한 풍미와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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