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사실상 종료 가능성
현금성 자산 비중 늘려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삼성전자가 107조원이라는 믿기 힘든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지난 8일 회사 주가는 오히려 2.2%나 하락했다. 시장은 이 정도 실적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며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처럼 반응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추가로 하락하며 '좋은 실적과 좋은 주가는 별개'라는 증시 격언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많은 업종에서 실적과 주가가 별개로 가는 현상이 발생 중이다. 조선업이 대표적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최근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0~80% 이상 급증할 확률이 높지만 주가는 내려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업체들도 실적이 좋을 것은 확실한데 주가는 빠졌다.
이들은 우리 주력 산업이자 상반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이기도 하다. 업종은 다르지만 주가가 빠지는 공통 원인이 있다. 실적이 곧 피크 아웃(정점)에 도달하고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우려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국채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주식의 매력도 하락하자 코스피는 결국 두 달 반 만에 장 중 6000포인트가 깨졌다.
수급도 안 좋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3분기 코스피에서 5조6000억원을 순매도했고 미국 주식은 10조원을 순매수했다.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끌어 올리는 동력이었는데 이제는 국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외국인의 투매에 가까운 한국 주식 매도 행렬은 연중 이어진다. 연기금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추가로 한국 주식을 살 자금이 부족해 증시 하락을 막을 매수 주체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증시 하락장이 이어진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는 현금 비중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는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코스피가 내년에는 500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평가된 성장 주식을 추격 매수하기보다 국채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등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6월 강세장의 종료를 예견했던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 투자전략실장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상회하며 채권 대비 주식 투자 매력이 많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더 오르면 증시가 더 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몇 달 전부터 증시 하락을 우려해왔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은 일찌감치 "잃지 않는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여기서 잃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고 방어적으로 투자를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약세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돌아올 강세장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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