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때 잘나갔던 가로수길인데…' IBK證 부동산펀드 전액손실
가로수길 부동산 투자 펀드 전액손실
투자자들 "고위험인데 안전한 것처럼 팔아"
한투는 벨기에 투자 펀드 최대 80% 배상
국내외 부동산 펀드의 전액 손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벨기에 오피스 펀드에 이어, IBK투자증권이 판매한 부동산 펀드에서도 원금 전액 손실 사례가 발생하면서 판매사의 투자자 보호책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자들은 판매 과정에서 위험 고지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고, 금융당국 민원으로까지 갈등이 번지는 분위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최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149호를 최근 전액 손실처리했다. 해당 펀드는 투자자 자금과 대출을 포함해 약 500억원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에 투자했다. 가로수길 상권 침체와 자산가치 하락, 매각 난항 등이 겹치면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판매 과정에서 상품 위험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금감원 민원 제기 등을 통해 판매 과정의 적정성을 다투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고령인데다 투자성향 등급이 '원금의 20% 수준 손실까지 감내'였음에도 고위험 펀드를 권유받았다고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BK투자증권 측은 정당한 절차로 판매한 상품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관련 절차와 규정에 따라 판매됐다"며 "판매 과정에서 명백한 귀책이 인정될 경우에는 배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이 판매한 부동산 관련 상품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초부터 부동산펀드와 사모사채 등 6개 상품에서 무더기로 원금 손실 및 배당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사실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다른 판매사에서도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900억원대 벨기에 오피스 부동산펀드 전액 손실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전원에게 손해액의 최대 80%를 배상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판매 당시 '임대율 100%', '벨기에 정부기관 임차 건물' 등 안정성이 강조됐다고 주장했고, 금감원은 지난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영국 에든버러 오피스 자산 투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4호(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피스 투자) 등도 수익률이 떨어진 데다 매각 실패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냉각과 금리 상승에 부동산 펀드 손실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손실 이후 배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부동산 펀드 손실이라도 판매사별로 배상 여부와 비율이 달라지면 투자자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불완전판매와 단순 투자손실을 가르는 기준도 여전히 분쟁의 핵심이다.
부동산 펀드 손실 사태가 개별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판매 관행 전반을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저금리 시기에는 안정적 배당 상품처럼 팔렸지만, 실제로는 자산가치 하락과 차환 실패에 따라 원금 전액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당국 차원의 투자자 보호와 판매사 책임 기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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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체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 손실은 시장 상황 악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상품 설계와 판매 단계에서 위험을 얼마나 충실히 고지했는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었는지에 따라 판매사의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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