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4곳, 3분기 ELD 판매액 3조4814억원
7~9월 3개월 연속 월 1조원 이상 판매
증시 변동성 확대·예금금리 상승에 4분기 판매 촉각

지수연동예금(ELD)이 올해 3분기 주요 시중은행에서 3조5000억원 가까이 팔리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률 제한 조건인 낙아웃(Knock-out)을 완화하거나 없앤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달 들어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4분기에도 판매 호조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해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ELD 판매액은 1조802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1조1010억원, 8월 1조300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1조원을 넘어서면서 3분기 전체 판매액은 3조4814억원을 기록했다.

ELD는 통상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이자율이 결정되는 예금 상품이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해 금융회사별 1인당 최대 1억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만기는 통상 6개월 또는 1년으로,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약정 조건에 따른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도해지할 경우 수수료로 인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3분기 ELD 판매 회복세…낙아웃 조건 완화 영향

[실전재테크]'낙아웃 완화' ELD 3.5조 팔렸다…코스피 급락에 4분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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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은행의 분기별 ELD 판매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판매액은 10월 1조4981억원, 11월 1조7331억원, 12월 1조2587억원 등 총 4조4899억원이었다. 당시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가지수에 연동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D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영향이다. 코스피 종가는 지난해 8월 말 3186.01에서 12월 말 4214.17로 1028.16포인트(32.27%)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피 흐름에 따라 ELD 판매액도 크게 출렁였다. 4개 은행의 판매액은 1월 4391억원에서 코스피가 월말 종가 기준 6244.13을 기록한 2월 8143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3월 중동전쟁의 여파로 코스피가 월말 종가 기준 5052.46까지 하락하자 판매액도 5882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에는 증시 회복과 함께 판매액도 다시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4월 9074억원, 5월 8140억원, 6월 7803억원으로 3개월 연속 월간 판매액이 1조원을 밑돌았다. 특히 코스피가 지난 6월19일 장중 9385.59까지 치솟으면서 ELD 가입자들이 낙아웃 조건에 걸려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낙아웃은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투자 기간 중 미리 정한 상한선을 한 번이라도 넘어서면 최저 이자율이 적용되는 조건이다. 지수가 크게 오르더라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구조다. 실제 4대 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ELD 상품 253개 중 133개에서 낙아웃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주요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ELD 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경고하고 소비자보호 강화를 당부했다. 이후 은행들은 최고금리를 일부 낮추는 대신 낙아웃 상한선을 높이거나 해당 조건을 없앤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3분기에는 월별 판매액이 꾸준히 1조원을 넘어서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극심한 변동 끝에 7월 말 6595.45로 거래를 마쳤으며 8월 말 6820.02, 9월 말 6838.04를 기록했다. 7월의 급격한 등락 이후 8~9월 월말 지수가 6800선에서 형성된 데다 낙아웃 조건을 완화한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EL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증시 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흐름 속에 원금 보장과 추가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ELD도 투자 대안으로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역머니무브로 인해 예·적금뿐만 아니라 은행 상품인 ELD에도 관심이 높아졌다"며 "비록 6월 고점에 비해 코스피가 떨어졌지만 변동성이 2분기에 비해 낮아졌고, 내년에도 반도체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아무래도 증시와 연동되는 ELD에 대한 관심이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증시가 다시 급락하면서 4분기 ELD 판매에는 변수가 생겼다. 코스피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보다 3.65% 하락한 6384.24에 마감한 데 이어 13일에도 장중 60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ELD는 추가 수익을 얻지 못하고 최저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지수 변동 폭이 커진 상황에서는 향후 반등 과정에서 낙아웃 조건에 걸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증시 변동성 확대가 ELD 투자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기예금 금리 연 4% 육박…은행권 ELD 금리 고심

은행권의 일부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4%에 도달하면서 은행들도 4분기 ELD 상품의 금리 설계를 고심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의 금리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ELD 역시 최저·최고 이자율과 낙아웃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출시된 농협은행의 원금보장형 ELD 26-9호는 낙아웃 조건이 없는 안정형의 금리가 개인 기준 연 3.50~3.65%, 낙아웃 조건이 있는 수익형은 연 3.00~7.90%였다. 반면 농협은행은 13일 최고 연 3.90%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향후 ELD 상품의 금리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은행들은 이달 들어서도 다양한 수익구조의 ELD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이 이달 초 판매한 '세이프지수연동예금 코스피200 보장강화 상승형 26-19호'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45%의 이자율을 제시했다. 다만 투자 기간 중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5%를 초과해 상승하면 최저 연 3.30%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조건이다.


하나은행도 13일까지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26-18호'의 청약을 받았다. 1년 만기 고수익추구형은 연 2.80~11.60%, 적극형은 연 3.50~6.00%의 수익률을 제시했다. 고수익추구형은 투자 기간 중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지수보다 40%를 초과해 상승하면 최저금리인 연 2.80%가 적용된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5영업일 동안 신한·하나은행의 ELD 판매액은 총 109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도 지난 1일 6개월 만기 'IBK지수연동예금(ELD) 26-2차'를 출시했다. 상승낙아웃형과 안정상승추구형 두 종류다. 상승낙아웃형은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30% 이하로 상승할 경우 연 1.00~9.10%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다만 투자 기간 중 한 번이라도 30%를 초과해 상승하면 최저금리인 연 1.00%로 확정된다. 안정상승추구형은 낙아웃 조건 없이 지수 상승률에 따라 연 2.00~5.00%의 이자율을 제공한다.


은행권에서는 정기예금 금리 상승과 최근 증시 급락을 고려해 ELD 상품의 수익구조와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실제 수익률이 정기예금보다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최고금리뿐 아니라 최저금리와 낙아웃 조건도 상품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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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관계자는 "낙아웃 조건이 없는 안정형 ELD라도 최고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으면 고객 유치가 어렵다"며 "예·적금 금리 인상 상황을 지켜보면서 ELD 상품 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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