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울 떠나는 금융위…내년 하반기 세종행에 재경부 통합론 '고개'
내년 하반기 이전 추진…금융위·FIU 직원 420명 대상
'금융수도 서울' 기대했던 금융위 내부 술렁
권대영 재경부 1차관 인사도 재조명
금감원·산은·수은 등 금융 공공기관 거취도 관심
금융위원회가 내년 하반기 세종으로 이전한다. 그간 여러 차례 세종 이전 논의에도 서울에 잔류해왔던 금융위의 세종행이 확정되면서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됐다가 무산된 재정경제부와의 조직 통합 논의도 이번 세종 이전을 계기로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위의 내년 하반기 세종 이전을 포함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 직원 340명과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직원 80명 등 총 420명이 이전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는 그동안 정부 중앙부처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서울에 남아 있었다. 여러 차례 이전 논의에도 서울 잔류를 이어왔던 만큼 이번 결정에 내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당혹감이 감지된다.
특히 최근 청와대와 여당에서 서울을 경제·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서울 잔류에 기대를 걸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을 언급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세종은 워싱턴 같은 행정수도, 서울은 뉴욕 같은 글로벌 금융·문화수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의 세종 이전은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 발언에 비춰볼 때 금융·경제 기능의 배치보다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이라는 큰 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잔류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나 이제는 더 이상 희망회로를 돌리기 어렵게 됐다"고 털어놨다.
맞벌이와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세종 이주를 망설이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금융위의 한 과장급 직원은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전이 결정되니 심란하다"며 "자녀 교육 문제, 맞벌이 등을 고려하면 가족 모두가 세종으로 이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일단 출퇴근하거나 주말부부로 지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세종 이전이 향후 재경부와의 조직 통합 논의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를 재경부와 통합하고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하는 내용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추진됐지만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이전으로 금융위가 재경부와 나란히 세종에 자리 잡게 되면서 당시 논의됐던 조직 개편 방안이 다시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권대영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재경부 1차관에 임명된 점도 이 같은 관측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금융위 출신인 권 차관의 재경부 이동을 두고 향후 양 기관 간 조직·인사 통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금융위가 재경부에 흡수·통합되는 형태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권 차관이 인사와 조직 운영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금융위 안팎에서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출신인 권 차관이 재경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향후 조직 통합이 추진될 경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두 부처의 통합 여부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실제 통합이 이뤄진다면 금융위의 입장을 일정 부분 반영하거나 금융위 출신 직원들의 인사상 불이익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의 세종 이전이 곧바로 재경부와의 통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조직 개편 논의가 재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금융위의 세종 이전을 계기로 금감원과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이전 여부를 별도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감원은 일반 중앙행정기관과 달리 특수법인인 만큼 지방 이전 여부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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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전 계획은 중앙행정기관을 중심으로 발표됐지만 연내 공개 예정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계기로 추가 논의가 본격화하면 금융 공공기관의 거취 논란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치권이 서울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데다 금융노조의 반발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 하락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문제는 행정기관인 금융위와 다른 방향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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