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리포트]
현행 10년 허가 기간→20년 단위 확대
단순 기술 기준 변경 아닌 중요한 결정
원전 정책 주무 기관 기후부 의견 중요
사회적 수용성 검토·법 개정도 거쳐야

2035년 i-SMR 상용화는 도전적 목표
원안위 SMR 규제 인력 7명 그쳐
인허가 수요 감당할 국 단위 조직 필요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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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10년인 원자력발전소(원전) 계속운전 주기를 2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전제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원전 정책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안하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원전의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계속운전 주기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원전 정지 기간을 계속운전 허가 기간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2035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 8월부터 i-SMR 표준설계인가의 본심사에 착수했으나 안전성 입증 자료가 모두 제출되지 않아 심사 일정은 유동적이다. 최 위원장은 차세대 비경수형 SMR의 원활한 심사를 위해서는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3년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7일 서울 종로에 있는 원안위 사무실에서 최원호 위원장과 만나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최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리-한빛 원전 사고관리계획서 같이 심사해야"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 계속운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예상 쟁점은.

▲계속운전과 관련해 특별한 쟁점은 예상되지 않는다. 과거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심사에서 쟁점 중 하나는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계속운전 허가의 선후 관계였다. 당시 법리적으로 두 개가 별개의 문건이기 때문에 선후 관계가 없다는 것이 검토 결과였다. 그럼에도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을 먼저 하거나 최소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이번에도 사고관리계획서 심사를 먼저 진행하고 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의 최신 기술 기준 적용 여부도 쟁점이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국내 기준인 원안위 고시에 따라 작성됐고 중대사고로 인한 개인 피폭선량 평가도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설계 수명을 넘긴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운전 기간에 설비의 안전 여유도가 충분히 확보됐는지, 만약의 사고를 가정했을 때도 안전 여유도가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다. 향후 원안위 심의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다.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가 같은 노형이라도 원전별 특성이 다른 만큼 사고관리계획서를 따로 심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오히려 4개 원전을 같이 심사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4개 원전의 주요 기계와 설비가 동일하기 때문에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다른 점은 고리 원전과 한빛 원전의 위치에 따른 자연환경의 차이다. 이러한 특성의 차이가 사고관리 전략에 적절히 반영돼 있는지를 비교, 확인하기 위해서는 같이 놓고 평가하는 것이 낫다.


원전별로 따로 보면 오히려 차이점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상시 이동형 설비의 종류는 각 발전소가 동일하지만 부지나 주변 환경에 따라 이동 경로 등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설계의 원전을 함께 심사하면 이러한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설계 수명 만료 후 원전 정지 기간을 계속운전 허가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계속운전을 신청한 원전 일부가 10년의 계속운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계속운전 신청을 늦게 했기 때문이다. 고리 2호기의 경우 설계 수명 만료를 1년 정도 남겨 놓은 시점에서 계속운전을 신청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 기조 속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속운전을 늦게 신청한 바 있다.) 안전성 심사에 보통 3년 내외가 걸리다 보니 설계 수명이 끝나고 계속운전 승인이 나기까지 정지가 불가피했다.


또 사업자가 제출하는 안전성 평가 자료는 설계 수명 만료 시점부터 10년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다. 만약 2년 동안 원전을 정지했다가 허가받은 시점부터 10년을 운전하도록 하면 2년의 정지 기간은 안전성을 평가하지 않은 것이 된다.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 운전을 허가할 수는 없다.


원자로는 정지해 있다고 해서 노화가 멈추는 것이 아니다. 핵연료가 장전된 이후에는 가동하지 않고 세워놓더라도 방사선에 의한 경년 열화(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품 등이 노화하는 현상)가 진행된다. 따라서 안전성 평가는 단순히 '향후 10년'이 아니라 특정 날짜부터 특정 날짜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중간에 정지한 기간이 있다고 해서 이를 허가 기간에서 제외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2022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설계 수명 만료 10년 전부터 계속운전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규제 기관과 사업자가 충분한 심사 기간과 정비 기간을 확보한다면 10년의 계속운전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행 10년인 계속운전 주기를 미국처럼 20년 단위로 갱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법적, 기술적 검토 결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계속운전 허가를 20년 단위로 하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하는 10년 주기의 주기적안전성평가(PSR)는 그대로 유지하는 체계로 가는 방안이 있다.


다만 계속운전은 단순히 기술 기준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굉장히 중요한 원전 정책 결정인 만큼 국민적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원전 정책을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의견도 중요하다. 사회적 수용성, 규제 제도의 정합성, 원전 정책 전반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원자력안전법 개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원안위가 임의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관계 부처 및 기관들과 협력하면서 논의해야 한다.


기후부가 진지하게 협의를 요청해 온다면 원안위도 검토할 의향이 있다. 규제 기관인 원안위가 먼저 나서서 계속운전 기간 확대 논의를 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와 관련,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8월 국회에 출석해 "계속운전 허용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대형 원전과 SMR 부지로 각각 경북 영덕과 부산 기장이 선정됐다. 원안위 준비 상황은.

▲가장 최근의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은 1979년 실시계획을 승인받은 한울원전이다. 영덕 신규 원전 부지의 경우 2030년에 실시계획을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50년 만에 신규 원전 부지가 선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술 기준 변경 여부와 현행 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현행 안전 규제 체계를 면밀히 분석해 신규 부지 선정에 따른 원전 건설 심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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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5년경 i-SMR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2035년 상용화는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 표준설계인가 신청이 들어와 8월부터 본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i-SMR은 기존 경수형 SMR인 스마트(SMART)나 스마트100의 표준설계인가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i-SMR만이 갖고 있는 설계 특성도 있어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i-SMR은 원자로 모듈 4개로 구성돼 있다. 또 일체형 설계를 채택했고 기존 대형 원전이나 SMART와 달리 제어봉 구동 장치가 원자로 내부에 들어간다. i-SMR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 순환 방식에 의한 냉각이다. 별도의 전원이 없어도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다는 특성이 실제로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사업자가 아직 제출하지 않은 서류가 상당히 있다.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 끝나지 않아 향후 제출해야 하는 자료도 있다. 사업자는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자료 제출과 보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표준설계인가 이후 건설허가 심사에는 또 2~3년 정도 소요된다. 건설허가를 받은 이후 2035년까지는 4~5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 촉박한 시간이지만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공사 기간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다.

11월 시행 사전검토제도, 약 10개 원전 신청 준비중


-비경수형 SMR의 안전성은 어떻게 검증할 계획인가.

▲비경수형이 주를 이루는 새로운 SMR들은 활용 목적과 설계 특성이 다양해 발전용 대형 경수로 중심의 현재 규제 체계로는 인허가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성능 기준을 개발자가 제시하고 달성을 입증하는 평가 체계와 노형별 세부 기술 기준 등 SMR 맞춤형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원안위는 올해부터 비경수형 SMR 규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11월부터는 사전검토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10개 내외의 노형이 사전검토를 준비하고 있다. 사전검토제도는 사업자와 규제 기관 모두에게 유용하다. 새로운 원자로는 개발자가 설계를 공개하기 전까지 규제 기관도 구체적인 설계 내용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어떤 규제 현안이 발생할지, 어떤 부분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지 미리 알기 어렵다.


사전검토를 통해 사업자는 인허가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고, 규제 기관은 새로운 기술을 파악해 필요한 규제 체계를 준비할 수 있다. 차세대 SMR은 발전뿐 아니라 지역난방, 산업용 열공급, 수소 생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활용 방식에 맞춰 관계 부처와 협력해 규제 체계를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선박이나 바지선에 탑재하는 SMR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와 규제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MR 규제를 위한 인력은 충분한가.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규제 인력 부족이다. 원안위에서 SMR 규제를 담당하는 인력은 7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정규 조직이 아니라 임시 조직으로 6개월마다 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우선 내년에 정규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들어올 다양한 SMR의 인허가 수요를 감당하려면 국 단위의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 기존 대형 원전의 안전 규제도 계속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인력을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2030년대 초반에 다양한 SMR의 건설허가 신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노형별 특성에 맞는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상당히 방대한 작업이다. 미국의 경우 SMR 규제를 위해 수백 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SMR 규제를 전담할 수 있는 정규 조직과 충분한 전문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 원안위뿐 아니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한빛원전의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대해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한빛원전 부지에 경수로 원전으로는 첫 번째 건식저장시설을 짓게 된다. 경수로 건식저장시설과 기존 월성원전의 중수로 건식저장시설에 적용하는 기준은 차이가 없다. 다만 경수로와 중수로는 사용후핵연료의 특성과 건식저장시설의 형태·설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심사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안전 기능이 적절하게 확보되는지를 세부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경수로(한빛)는 사용후핵연료를 금속 저장 용기에 장전해 건물 내에 저장하고, 중수로(월성)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 실린더에 장전해 콘크리트 모듈 내부에 저장하게 된다. 건식저장은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를 곧바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습식 저장소에서 10년 이상 냉각해 붕괴열이 낮아진 상태에서 별도 용기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방식이다. 원안위는 해외 경험과 중수로 건식저장시설 심사 경험을 참고해 법령과 기술 기준에 적합한지 철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3년간 이상 징후 0'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모니터링 계속해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3년 동안 국내 해수 모니터링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계속할 필요가 있나.

▲우리나라 해역 방사능 감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전인 1994년부터 매년 실시해 왔다. 당시 구소련의 방사성 폐기물 해양 투기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내 해역에서도 방사능 감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작한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에도 원자력발전소가 늘어났고 중국도 우리 서해와 가까운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인접 국가에서 원자력시설을 운영하는 한 해양 방사능 감시는 지속해서 실시하고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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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문제만 놓고 보면 일본이 당초 계획대로 오염수를 처리하고 방류한다면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가 지속해서 감시하는 것은 일본이 안전한 방류 계획을 준수하도록 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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